깔끔한 메기살 맛에 시원한 국물 "속풀이 최고"
전형적인 시골 마을인 군위군 효령면 거매마을은 매운탕 맛으로 소문난 동네다. 마을 앞 위천에서 잡은 민물고기로 끓인 매운탕은 얼큰하고 속을 확 풀어주는 맛으로 평판이 높다. 30년의 역사를 자랑해 전국의 미식가들에게 소문이 났다. 그 유명한 군위 거매 매운탕이 대구에 생겼다. 30년 이상 매운탕을 끓여 온 매운탕 전문가 하금옥(70) 할머니의 손맛을 딸이 그대로재현하고 있다.
'거매 매운탕'은 화들짝 놀라게 하는 특별한 맛은 아니다. 그냥 평범한 맛이다. 다만 경상도 사람의 입맛에 맞는 맛을 내는 전통적인 경상도식 매운탕이란 게 특징일 뿐이다. 오랜 단골이자 음식 마니아인 대구시 남구 대명5동주민센터 이진목 동장은 "한 해에 몇 번씩은 군위까지 찾아가 매운탕 맛을 봐야 한다"며 "그렇게 맵고 짜지 않으면서도 경상도 사람의 입맛에 맞춰 깊은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라고 밝힌다. "2년 전 우리 동네에 대구본점이 문을 열어 이제는 군위까지 가지 않고서도 그 맛을 즐길 수 있다"고 말한다.
군위 거매 메기매운탕 대구본점은 앞산네거리와 영남이공대학 후문 사이 앞산호텔 옆에 있다. 큰길 가에 있지만 소박한(?) 간판 때문에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그 맛을 아는 사람들은 이른 점심시간 때부터 슬슬 자리 잡기 시작한다. 그동안 입소문이 많이 난 덕분이다. 거매 메기매운탕 이대성 대표는 "이제는 대구에도 단골손님이 많이 생겨났다"고 말한다.
매운탕은 주방에서 끓여서 나온다. 그래도 손님 상 위에서 한 번 더 데운다. 불판에 얹어 3분쯤 가열하자 금세 보글보글 끓기 시작한다. 매운탕 특유의 양념 냄새를 솔솔 풍기자 군침이 돌며 식욕이 동한다. 평소 자주 드나드는 대명5동주민센터 직원들은 맛 평가에 익숙하다. 밑반찬은 물김치와 표고버섯 무침, 찐 고추 무침, 고추 장아찌, 마늘종 등 영락없는 시골밥상이다.
김정수 사무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빨간 양념 국물이 꽤 매워 보이지만 막상 먹어보면 얼큰하면서도 속이 시원하다"며 "매운탕 본연의 맛을 잘 내기 때문에 다른 반찬이 필요 없을 정도"라고 맛을 평가한다. 전정혜 주무관은 "다른 집보다 기름기가 적어 더욱 담백한 맛을 낸다"며 무엇보다 토란대를 푸짐하게 넣어 시원한 맛이 일품"이라고 말한다. 장정호 주무관도 "매운탕 특유의 잡냄새가 없고 부드러운 메기의 살점과 깔끔한 맛, 시원한 국물은 속풀이로도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김부경 주무관은 "처음 문을 열었을 때부터 단골이 된 곳"이라며 "군위에서 직접 농사를 지은 양념인데다 재료를 아끼지 않고 푸짐하게 넣어 특유의 맛을 낸 신토불이 음식"이라고 말한다. 김미현 주무관은 "언제나 한결같은 맛"이라며 "결코 짜고 맵지 않은 은근함과 깔끔함이 입맛을 당기는 매력"이라고 한다.
하은실 주무관은 "평소 매콤한 맛을 즐긴다"며 "매콤하면서도 은근함과 담백함이 숨어 있는 색다른 맛"이라고 말한다. 이진목 동장은 "직원 모두가 좋아하는 집"이라며 "이 집 매운탕 맛에 길들면 다른 곳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매력있는 맛"이라고 말한다.
이 식당 이복순 대표는 "군위 어머니도 예전에는 아버지께서 집 앞 위천에서 잡은 자연산 민물고기로 매운탕을 만들었다"며 "요즘은 그러지 못해 논 메기로 매운탕을 끓이지만 모두들 입맛에 맞다고 좋아하신다"고 설명한다. 맛의 비결에 대해 질문하자 "특별히 맛을 내는 비결은 없다"면서도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끓이시는 매운탕 맛을 보고 자랐는데 싱싱한 메기와 고추, 마늘, 생강은 물론 토란 줄기와 김치용 무, 배추까지 직접 농사지은 재료를 듬뿍 넣는 것"이라고 말한다. 손님들은 대부분 매운탕을 많이 즐기지만, 메기찜도 있다. 저녁엔 막창구이 맛도 볼 수 있다. 매운탕은 2인용은 1만8천원(소), 3인용 2만5천원(중), 4인용은 3만5천원(대)이다. 예약은 053)622-2068.
##추천 메뉴-메기찜
된장 풀어 비린 맛 잡고 시래기 대신 토란줄기 '담백'달콤한 맛'
"된장을 풀어 넣어 비린 맛을 없애고, 담백한 맛을 낸 것이 비결이라 할 수 있지요."
자작한 국물 속에 다양한 양념 맛이 녹아 들어간 토란 줄기의 쫄깃함과 칼칼한 국물 맛, 양념을 얹은 부드러운 메기살은 금세 밥 한 그릇을 뚝딱 하게 하는 밥 도둑이다. 대부분 식당의 매운탕엔 시래기를 넣지만, 이 집은 시래기 대신 토란 줄기를 듬뿍 넣는다. 그래서 손님들은 달콤하면서도 깊은 그 맛을 즐긴다. 거매 메기매운탕 이대성 대표는 "장모님이 전수해 준 손맛을 아내가 물려받아 재현하고 있다"며 "단골손님들이 '군위 식당의 맛과 똑같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인다. 양념 맛이 밴 토란 줄기와 남은 양념에 밥을 싹싹 비벼 먹는 맛은 일품이다.
사진'우태욱기자 woo@msm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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