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에만 자동측정기 설치, 고로엔 경보시스템 안갖춰
포스코 포항제철소 4고로 정비과정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는 대기오염 사고가 발생(본지 22일자 4면 보도)했으나, 굴뚝이 아닌 고로 등에서 오염물질이 배출될 경우 대응책이 제대로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는 대기오염 방지를 위해 제철소 굴뚝에 자동측정기기 29대를 설치해 오염물질이 발생할 시 즉각 사실 여부를 경북도와 환경부로 통보해 관련기관의 후속조치를 받고 있다.
하지만 굴뚝을 제외하고 고로 등 다른 통로를 통해 오염물질이 배출될 경우 이를 통보하거나 조치를 취하는 시스템을 갖추지 않아 오염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달 20일과 21일 포항제철소 4고로 주변에서 잇따라 검은 연기가 솟아올랐지만 포항제철소는 자동측정기기가 없고 관련 기관에 통보할 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경북도와 환경부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포스코 관계자에 따르면 20일 오후 2시 30분부터 4고로 주변에서 검은 연기가 나와 정비에 들어갔으며 21일 오후 4시쯤 시험가동을 하면서 또다시 검은 연기가 나와 가동을 중단했다가 정비를 마친 뒤 22일 오전 10시부터 정상가동에 들어갔다.
포스코 측은 21일 검은 연기가 배출된 뒤 "4고로 조업상황(노황)이 좋지 않아 연기가 집진기를 거치지 못하면서 발생했다"고 설명하다 22일 뒤늦게 "4고로 정비작업 과정에서 검은 연기가 나왔다"고 말을 바꿨다.
포스코 측의 설명에 따르면 굴뚝이 아닌 다른 통로를 통해 오염물질이 배출될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응 시스템은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있다.
포스코 측은 고로 내에 철강석과 코크스 등을 쌓아 올리는 과정에서 간격이 일정치 못하면 산소 주입이 고르게 이뤄지지 않아 검은 연기가 급작스럽게 외부로 빠져나갈 수 있고, 저가 원료를 통해 질 좋은 쇳물을 뽑아내는 기술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저가 원료의 용융에 따른 연기 발생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사고처럼 고로 정비 중 고로 내부에 남아있던 연기가 작동을 멈춘 집진기를 통해 외부로 유출될 수도 있다고 했다.
포스코 측은 "오염사고가 발생하면 제철소 환경센터가 확인하고 재빨리 조치한다. 굴뚝과 달리 고로는 윗부분에 집진기를 설치해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있고, 만일의 경우 물도 분사되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게 없다"며 "이번 경우도 눈으로 보이는 수준의 오염이지,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할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환경관리공단 관계자는 "집진기에만 의존하는 고로에서 오염물질이 발생할 경우 스스로 신고하지 않는다면 행정기관에서는 모르고 넘어갈 수밖에 없다"며 "굴뚝 자동측정기기가 적용되지 않는 시설에 대한 관리감독은 포스코의 수준 높은 윤리의식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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