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적 가치'로 움직이는 민주주의
The Political Mind(정치적 두뇌)
조지 래이코프 저(2008, 펭귄출판사)
정치는 가치의 문제다. 정치는 권력과 이익을 중심으로 혹은 그를 위해 움직이는 듯 보이지만, 그 움직임을 관통하는 근본 동인은 가치다. 사회적'도덕적 가치에 위배되는 그 어떤 권력이나 이익도 힘을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무엇이 가치이고 도덕인지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가치와 도덕과 관련되는 단어 혹은 개념과 그 반대의 개념을 쌍으로 나열하는 건 어렵지 않다. 고결함-비루함, 밝음-어둠, 순수-타락, 강건함-약함, 건강-질병, 미-추, 공정-반칙, 솔직함-속임, 행복-비참, 배려-독단, 순종-반항, 절제-장종, 자유-억압, 관용-이기심, 질서-무질서.
이 상반되는 개념 쌍의 어느 일방이 활성화되면 다른 일방은 억지된다. 그러나 이 억지가 일관된 가치와 도덕의 방향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고결함, 밝음, 순수가 약함, 반항, 이기심과 공존하는 식이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버클리 캠퍼스) 인지언어학 석좌교수인 저자에 따르면 민주주의는, 여러 가치 중에서도 '공감'(empathy)에 기반한다. 공감은 동정(sympathy)과는 다른 것으로 타인을 배려하고 돌보며(caring), 그것을 위해 책임을 다해 행동하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이러한 공감과 책임은 근본적인 미국적 가치이기도 하다.
공감하는 인간의 능력은 무의식적인 것이다. 최근 뇌 신경학에 따르면 '거울 뉴런'(mirror neuron)의 작용이다. 거울뉴런은 타인의 관찰을 통해 얻은 시청각 자료를 통해 마치 스스로가 타인의 상황을 경험하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거울뉴런은 전두엽 전운동피질(Premotor Cortex)과, 두정엽(Parietal Lobe) 그리고 측두엽 뇌섬엽 앞쪽(Anterior Insula)에 위치하는데, 우리 뇌 중 가장 최근에 발달한 부위들이다. 이들 부위의 발달은 거대한 사회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 돕는 환경의 필요성에 의해 이루어 졌다. 수많은 타인들과의 공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상호 이타성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일상과 정치적 담론에서의 거울뉴런의 활성화를 통한 공감 능력의 확대와 강화가 필요한 이유다. 대중들은 가치있고 도적적인 행위를 관찰함으로써 그것을 자신이 경험하는 것처럼 느끼고 따라할 무의식적 능력이 있다. 대한민국의 정치인들이 명심하길 희망한다.
계명대 미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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