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茶 문화] 중년 남성들, 茶맛에 빠져들다

입력 2012-05-17 14:02:12

술잔 대신 찻잔…정신 맑아지니 삶이 보이더라

5, 6월은 차(茶)의 계절이다. 전국에 차축제와 차박람회 등 차 관련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여성이 주류를 이루던 차문화. 이제는 젊은이들과 중년 남성들의 참여가 늘고 있다. 음주문화에 익숙해 있던 남성들이 차모임을 갖는 등 차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차는 삶이요 인생"이라고 말한다.

◆차란 무엇인가?

차는 차나무에서 딴 잎으로 만들어 뜨거운 물에 우려낸 것이다. 차는 작설차'납전차'납후차'우전차'전차'말차(抹茶)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이런 분류는 찻잎의 채취 시기 또는 가공방법에 따라 나눈 것이다. 찻잎을 따는 시기에 따라 세차, 중차, 조차로 구분한다. 제조법에 따라 발효차, 비발효차, 후발효차로 분류한다. 일반적으로는 비발효차인 녹차, 반발효차인 우롱차, 발효차인 홍차로 구분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곡류로 만든 율무차'옥수수차, 여러 식물의 잎으로 만든 두충차'감잎차 등과 과실류로 만든 유자차'모과차, 꽃이나 뿌리'껍질 등으로 만든 국화차'인삼차'귤피차, 약재로 만든 쌍화차 등과 같이 기호 음료 전체를 '차'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차나무의 잎이 아닌 것을 재료로 해서 만든 음료는 '차'가 아니라 '대용차'로 분류된다.

◆대구세계차문화축제

대구세계차문화축제(축제위원회 위원장 배근희)가 이달 17일부터 20일까지 대구엑스코에서 4일 동안 열린다. 2006년부터 시작해 올해 7회째인 대구세계차문화축제는 차 문화를 복원'정립하고 차 산업과 교육을 접목해 발전시키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

올해는 ▷대한민국 차인 대회 ▷스토리 테이블 콘테스트 ▷각종 차 관련 체험관 운영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린다. 배근희 위원장은 "FTA 등으로 말미암은 우리 차 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침체한 우리 차 문화가 홍차와 커피 등과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만의 차(茶)방', 중년 남성의 사랑방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산다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있을까? 요즘 자기만의 삶의 방식을 고집하며 독특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중년 남성 사이에 유행하는 '개인 차(茶)방' 만들기이다. 음주문화에 익숙해져 있던 중년 남성들이 점차 차를 즐기면서 '차 사랑방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대부분 여성 중심으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차 문화를 생각할 때 차를 즐기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는 점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대구시 중구 약전골목 내 진흥당한약방(대표 이정현)에 아담한 '다심방'이 있다. 차를 즐기는 이정현 대표가 자신만의 공간인 차방을 만들었다.

10㎡ 남짓한 다심방에는 늘 차를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 차를 마시며 정담을 나누고 있다. 이와 더불어 대금동호회를 구성하는 등 '사랑방'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주 장기환 대구보건대학 교수, 이기승 건축사, 권오근 한영타워 대표, 김상호 대림스틸 절단절곡 대표, 조혁규 대구시청 공무원 등 차우(茶友)들이 모였다.

이정현 대표는 "우리의 전통차를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점검하는 시간을 갖는 등 삶의 여유로움을 즐기고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자신의 집에 '차방'을 만들어 차문화를 생활화하고 있을 정도로 차 마니아들이다.

장기환 교수는 상주시 이안면 녹동마을에 귀촌해 그곳에 차방을 만들어 '차우'들을 초청한다. "일주일 동안 열심히 살다가 주말에 여유를 가지고 맘에 맞는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차를 마시면 모든 스트레스가 저절로 해소되는 기분이 든다"며 차 예찬론을 편다. 다심회를 이끌고 있는 이정현 대표는 "우리나라 차의 역사는 오래됐지만, 요즘이 최고의 전성기라고 생각된다"며 "하지만 차문화가 너무 외형적인 멋으로만 흐르고 있어 진정한 차문화를 새롭게 정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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