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추락 이유 70% '만족도' 4년째 하락…대구 올 200명 훌쩍
50대 후반인 대구의 중학교 교사 김모 씨는 올해 명퇴를 준비하고 있다. 20년 넘게 꿋꿋이 지킨 교단이지만 요즘은 더 이상 자신이 없다고 했다. 그는 잇따르는 학교폭력, 교권 추락을 경험하면서 교직에 대한 회의를 떨칠 수 없다.
김 교사는 "교사의 권위가 서지 않는데 학교폭력 문제까지 모두 교사의 책임으로 돌리니 더 이상 아이들을 가르칠 의욕이 나지 않는다"고 한숨을 쉬었다. 15일은 스승의 날, 이 시대 선생님들의 우울한 초상(肖像)이다.
◆교단 떠나고 싶다=교육계는 교사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지고 있는 이유로 교권 추락과 과중한 학생 생활지도 등에 따른 스트레스를 들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14일 전국 유'초'중'고교와 대학 교원 3천271명을 대상으로 교원 인식 설문조사(온라인)를 실시한 결과 명퇴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학생인권조례 추진 등으로 인한 학생 지도의 어려움 및 교권 추락 현상' 때문이라는 응답이 70.7%(2천312명)로 가장 많았다.
'교원평가로 인한 교직 사회 분위기 변화'라는 답변이 19.7%(646명)로 뒤를 이었고, '건강, 연금법 등 기타'라고 답한 교원은 3.1%(104명)에 그쳤다.
교원의 사기와 교직 만족도도 4년 연속 하락했다. '선생님 자신이나 동료 교사들의 교직에 대한 만족도 및 사기가 최근 1, 2년간 어떻게 변화됐는가'라는 질문에 '떨어졌다'는 응답이 2009년 55.3%에서 2012년에는 81%로 치솟았다.
대구교원단체총연합회 신경식 회장은 "일부 사명감이 떨어지는 교사들도 반성해야 하겠지만 교권이 추락해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교사들을 달래기가 어려운 지경"이라며 "무너진 가정교육과 과열된 입시 제도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학생, 학부모, 교사 간 신뢰가 회복되고 학교 교육도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퇴직금 동났다=근년 들어 대구경북 초'중'고교 교사들의 명예퇴직은 늘어나는 추세다. 교사 명퇴는 매 학기가 시작되기 한 달 전인 2월과 8월 두 차례 이뤄진다. 재직 기간이 20년 이상이면서 정년이 1년 이상 남은 경우가 명퇴 신청 조건이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대구의 명퇴 교사는 2010년 186명에서 2011년 200명으로 늘었다. 올해 2월 말 명퇴한 교사는 153명으로 집계됐다. 2월보다 8월에 명퇴 교사가 적다는 점을 감안해도 올해 명퇴 교사는 200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간 8월 명퇴교사는 평균 70명 선이다.
경북도 비슷한 사정이다. 2010년 246명에서 2011년 289명으로 늘었고, 올해 2월에만 246명이 명퇴했다. 다른 지역도 비슷한 추세다. 강원도 경우 2010년 2월에는 명퇴 교사가 83명이었는데 2011년 같은 기간에는 118명으로 증가한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148명으로 집계됐다.
명퇴 교사가 지속적으로 늘어 일부 시'도 교육청의 명퇴금 예산이 조기에 소진됨에 따라 교과부는 이달 초 일부 시'도교육청이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등 명퇴금 재원 마련을 위해 궁여지책마저 동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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