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겨·황토 이용 다슬기·구지뽕 기름 제조 10년째 외길

입력 2012-05-10 14:29:46

달성군 우록리 대체의학문화원 제조 황토단지에 9일동안 왕겨불 때 완성

제조법이 복잡하고 공정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다슬기기름과 구지뽕 기름을 옛 전통방식으로 제조하는 곳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달성군 가창면 우록리의 대체의학문화원(원장 김삼정, 010-8585-3000)에서는 10여 년 동안 황토와 왕겨를 이용해 약성 좋은 다슬기, 구지뽕 기름을 생산하고 있다.

왕겨 불을 9일 동안 꼬박 태워야하는 데다 황토는 일반 적토(赤土)가 아닌 경주 남산 산(産)만을 쓰기 때문에 웬만한 업체에서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과정이다.

재료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다슬기의 경우 청도 동창천, 섬진강, 영동지역에서 난 것만 엄선해서 쓰고 구지뽕나무는 대량으로 구하기 힘들어 김 원장이 집 주변에 직접 가꾸고 있다.

먼저 '민물에서 나는 웅담'이라는 다슬기 기름 제조과정을 보면 다슬기 15kg을 해감한 후 단지에 넣고 5~7cm 두께로 황토를 바른 후 새끼줄로 감는다. 단지 하나는 땅에 묻고 내용물이 들어간 다른 항아리를 그 위에 얹고 왕겨 불을 붙여 9일 동안 기름으로 짜낸다.

왕겨 속에서 불기운을 받은 다슬기는 열을 식히기 위해 제 몸에서 기름을 배출하기 시작하고 이 기름은 증류식 소주처럼 땅속의 옹기로 흘러든다. 다슬기들이 열에 민감하기 때문에 9일을 꼬박 불 앞에 앉아 있어야 하는 건 필수.

다슬기 기름은 동의보감에 간염, 위장기능 개선, 숙취해소에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고 간암이나 간(肝)질환자에게 특히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원장은 "간경변에 복수가 차서 거동조차 못하던 환자가 몇 주 만에 산책을 다닐 정도로 컨디션을 회복했고 한 말기 간암환자는 기름 복용 후에 암의 진행이 현저하게 더뎌져 삶의 질이 현저히 개선되기도 했다"고 말한다.

구지뽕기름도 공정도 거의 같다. 다만 구지뽕나무는 봄과 가을에만 나무에 약성이 있기 때문에 연중 두 계절밖에 작업을 할 수 없다. 구지뽕 기름은 동의보감에 '여성의 질병에 좋은 약'이라는 기록이 있고 특히 폐암, 대장암환자들이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까다로운 공장과 손이 많이 가는 작업 특성 상 이런 제조법을 고수하는 곳은 전국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고 지역에서는 김 원장이 거의 유일하다.

김 원장은 "대형 찜통에서 가스불로 짜내는 기계식기름과 황토와 좋은 약재와 왕겨로 만든 제품은 약성에서 큰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며 "수익을 떠나 전통방식을 재연하며 옛 선조들의 지혜를 이어가는데 큰 자부를 갖는다"고 말한다.

김 원장은 언론에 많이 노출된 덕에 전국에 많은 고객들을 두고 있다. 한 번 복용을 해본 사람은 그 약성을 확인하고 상당수가 단골로 연결된다고 한다. 그동안 다슬기를 복용한 환자들로부터 많은 감사전화를 받았는데 김 원장은 이럴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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