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 입 맛 사로잡은 '음식디미방'…대구경북의 참맛 알렸다

입력 2012-05-09 09:54:22

대한민국식품대전 첫 참가…북새통 이룬 전시관 "최고 웰빙" 이구동성

대한민국식품대전이 열리고 있는 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관에서 경북 영양의 한글로 서술한 최초의 조리서인
대한민국식품대전이 열리고 있는 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관에서 경북 영양의 한글로 서술한 최초의 조리서인 '음식디미방'에 나오는 음식을 관객들이 맛을 보고 있다.

"대구경북엔 먹을 게 없다고 하더니 거짓말이었네!" "이런 귀한 웰빙 음식들이 어디 숨었다가 이제야 나타났지?"

2012 대한민국식품대전이 열리고 있는 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관 10번 홀에는 '음식디미방'에 나오는 음식을 맛보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한 번 맛을 본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최고'를 외쳤다.

국내 대표 음식들을 한자리에 모은 '대한민국식품대전'이 8일 개막했다. 아시아 최대 식품 박람회인 이번 행사는 한식의 세계화 홍보 현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행사에는 경북 영양에 있는 한글로 서술한 최초의 조리서인 '음식디미방'이 처음으로 관객들에게 선을 보였다. 경북 전통음식을 알리는 첫 번째 단계로 요리서인 디미방을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한 것이다.

디미방 전시장은 책과 함께 저자인 장계향 선생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또 디미방에 소개된 음식을 그대로 재현해 전시가 끝나는 11일까지 관람객들에게 무료로 대접하는 시식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행사 시작일인 8일 디미방의 음식을 먹어 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 시대 최고의 웰빙 음식"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경기도 김포에 사는 대학생 김모(22'여) 씨는 "340여 년 전 조상들이 먹던 것을 그대로 재현하면 맛이 없을 줄 알았는데 뜻밖에 입맛에 맞는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동에 거주하는 박모씨(52'여) 씨는 "수백 년 전에 이 같은 웰빙 음식이 있었다는 것을 모르고 새로운 음식만 추구해 온 것이 부끄럽다"고 했다. 특히 60대의 한 남성은 꿩고기로 만든 석류탕을 맛본 뒤 "대구경북엔 먹을 게 없다더니 아니었네…"라고 감탄했다.

그동안 대구경북은 '변변한 먹을 것이 없는 지역'이란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이번 디미방 전시를 통해 대구경북 음식에 대한 수도권 소비자들의 인식이 서서히 변하고 있다. 교통'통신의 발달로 식재료는 전국 어디에서든지 수시간 내로 조달되기 때문에 먹을거리 수송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음식 전문가들의 얘기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음식에 스토리를 입히고 공격적으로 홍보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경북에는 수백 년을 내려온 '음식디미방'이란 좋은 소재가 있다는 것. 이를 브랜드화해서 지역의 식산업을 개발한다면 새로운 소득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래서 이번 식품대전에 디미방이 처녀 출전한 것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는 평가다. 전국적으로 소비자의 절반 이상이 몰려 있는 수도권을 공략하기 위한 초석이 놓였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동안 디미방의 홍보는 경북도나 영양군 등에서 국지적으로 이뤄져 왔고, 그 성격도 문화적 유물을 계승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게 고작이었다.

경북 영양이 고향인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에 따르면 세계 식품시장 규모는 무려 5천조원. 자동차 산업의 2.5배, 정보통신 산업의 6배에 달하는 거대한 시장이다. 이번 식품대전의 규모만 하더라도 한국을 포함해 43개국, 총 1천150개 업체가 참여했고, 즉석에서 20억달러의 수출상담 실적이 진행됐다.

이에 따라 지역의 전통음식을 바탕으로 음식 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구나 디미방 같은 향토음식 산업은 막대한 예산을 필요로 하는 연구개발이나 도로 건설 사업이 필요치 않다는 점에서 이점이 많다.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을 무기 삼고 현대인에게 맞는 약간의 개량만 이뤄진다면 지역의 또 다른 차세대 신성장 동력 산업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행사에 참석한 권오승 영양군 부군수는 "특히 영양 같은 오지의 미래 산업으로 식품산업이 각광받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전국적으로 홍보만 이뤄진다면 디미방을 브랜드화한 사업의 성공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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