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물량 사상 최저 수준…업체 시기조율 '눈치보기'
대구 아파트 분양 시장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주택 가격 상승세나 미분양 추이 등 분양 시장 환경이 양호하지만 올 들어 지난달까지 신규 분양 물량이 사상 최저치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분양 물량이 급감한 것은 '분양 가격'이 주원인이다.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밀어내기식 분양에 나섰던 주택업체들이 수익률 검토를 하며 분양가 인상에 나서면서 분양 시기 조율에 나서고 있는 것.
주택업체 관계자들은 "올해 예정 분양 물량이 많지만 상당수 업체들이 분양가 인상을 위해 시장 상황을 주시하면서 분양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라진 분양 단지
올 들어 대구 분양 물량은 동구 율하동 우방 유쉘 1개 단지가 유일하다. 대구 수성구와 경계를 접한 경산 중산 지구 서한 이다음 단지를 포함하더라도 분양 단지는 2개에 그치고 있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 분양 물량은 9개 단지 6천300가구에 이른다.
부동산 시장이 호황기 때인 2005년과 2006년 상반기 분양 물량은 1만 가구를 넘었으며 금융위기와 미분양 적체 등으로 시장이 최악이던 2008년과 2009년에도 상반기 분양 물량은 3천~4천 가구 수준을 보였다.
내달 포스코 건설이 동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 지구에 더 샵 4차 단지를 분양하면 상반기 분양 물량이 2천 가구를 겨우 넘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올해 예정된 대구 분양 물량이 2만 가구인 것을 감안하면 현재까지 분양 물량이 10% 수준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분양 물량은 급감했지만 부동산 시장 지표는 양호하다.
국민은행의 주택 가격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 아파트 가격은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14.9%의 상승률을 보였고 올 들어 지난달까지도 3.1%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분양 물량 또한 6천 가구로 2008년 이후 사상 최저치를 보이고 있다.
▶분양가 상승 도미노 시작될까
분양 물량 급감 현상은 주택업체들이 대구 부동산 시장을 보는 '시각'이 달라진 것이 주요 원인이다.
2007년부터 전국 최고 수준을 이어온 미분양으로 대구가 한동안 주택업계의 '무덤'으로 불렸지만 지난해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잘나가던 수도권 분양 시장이 맥을 추지 못하고 부산'경남 시장도 조용해진 반면 대구는 '대박' 분양 단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분양한 달서구 용산동 삼정 브리티쉬 단지와 화성산업의 수성구 범어숲, 포스코 건설의 동구 이시아 2'3차 , 코오롱의 북구 칠성동 하늘채, 서한의 경산 중산 이다음 단지 등이 초기 계약률 90%를 넘어섰다.
시공사 관계자들은 "분양 성공 단지가 잇따르면서 시공사들이 분양가 인상 추진에 나서기 시작했다"며 "문제는 현 시장이 개선은 됐지만 인상된 분양가를 수용할 만큼 여력이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0년 이후 대구 분양 시장의 주력 상품은 전용 면적 기준 85㎡(33평)로 분양가 마지노선은 3.3㎡(1평)당 700만원 초중반대인 2억5천만원 수준이었다. 2006년 평당 800만원을 넘어섰지만 분양 시장이 무너지면서 분양 가격이 하락한 것.
분양대행사 관계자들은 "수성구 일부 지역을 빼면 30평형대 분양가 기준 가격이 2억3천~2억5천만원이라는 것이 업계의 상식으로 통해왔다"며 "그러나 하반기 분양을 검토 중인 단지의 상당수가 지난해 대비 분양 가격이 10% 이상 올라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현재 분양 시기를 조율 중인 시공사는 GS건설(중구 대신동), 현대산업개발(달서구 월배), 코오롱건설(중구 남산동) 등 6, 7개 업체에 이르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들은 "현재 대구 분양 예정 단지는 5, 6년 전 수주한 물량으로 이자 부담이 상당하다"며 "분양 가격을 올리더라도 적자를 면하는 수준 정도"라고 말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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