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킹메이커 라인업' 중량감 괜찮겠나

입력 2012-05-04 10:28:16

대권을 놓고 야권과 겨뤄야 할 새누리당의 '킹메이커 지도부' 구성이 복잡하게 얽혀가고 있다. 당대표, 원내대표 후보군이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확실시되고 있는 민주통합당의 '이해찬 대표-박지원 원내대표' 라인과 비교하면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3일 5'15 전당대회 출사표를 던지면서 일단 '1강' 구도로 가는 분위기다. 지난 원내대표 경선 때 친박계와 쇄신파의 합동지원으로 당선된 뒤 범친박으로 분류된 황 원내대표는 이변이 없는 한 당대표 당선이 확실시된다. 현재 새누리당 주류가 친박계이고 '친박계 지도부 내정설'이 돈 뒤 친박계의 당권 도전이 차단된 분위기여서 이 같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황 원내대표도 자신이 내놓은 국회선진화법 '황우여 중재안'이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극적으로 통과돼 '대야 협상력'을 인정받아 힘을 받은 것처럼 보인다. 특유의 '허허실실 전략'이 먹혔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전략의 귀재' 이해찬 민주당 상임고문과 비교했을 때 대선정국에서 황 원내대표의 무게가 한참 떨어진다. 헤쳐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선 가도에서 필요한 전략전술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이다. 황 원내대표는 이날 "경제민주화, 평생 맞춤형 복지, 양극화 해소 등 새로운 방향의 정책들을 강력히 뒷받침하겠다"며 출마선언했다.

'황우여 대세론'이 나오는 것은 나머지 후보군의 파괴력이 작아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친이명박계 4선인 심재철'원유철 의원이 전대 출마를 선언했지만 친이계나 비박근혜 진영의 힘은 이미 많이 떨어진 상태다. 이 두 후보가 단일화하더라도 황우여 대세론 분위기를 꺾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친박계 3선의 유기준 의원이 당권에 도전했지만 당대표가 아닌 부산경남 몫 최고위원 자리를 노리고 있다는 말이 나왔고, 초선인 김태흠 당선자도 출사표를 던졌지만 당내 기반이 없다. 여성 몫으로는 친박계 이혜훈 의원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라면 새누리당의 전대 흥행은 "별 한 개 수준도 안 된다"는 말이 나온다.

이해찬 민주당 상임고문에 맞설 당의 간판으로 '홍사덕, 김무성 맞춤 대표론'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친박계 핵심으로 출마설이 나돌던 유정복 의원은 3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원내사령탑도 지금까지는 전대 경선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쇄신파 주자인 5선의 남경필 의원에 이어 4선의 이주영 정책위의장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박지원에 대적할 수 있겠느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스터 쓴소리' 이한구 의원이 원내대표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진영 의원이 정책위의장 파트너로 나올 것으로 보여 이 의원이라면 중량감이 박지원 의원과 비슷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친이계 4선 이병석 의원도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를 누구로 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한편 새누리당 전대 후보들은 1박 2일 일정으로 전국을 돌며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쓴소리 듣기 투어'를 하기로 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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