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처리 늦잡친 박근혜 인의 장막 때문 내부서 경고 목소리·경제정책
최근 정치권에선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소통력'과 '용인술'에 대해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4'11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해 '박근혜의 힘'을 입증, '무경선 대권 후보 추대론'까지 나온 마당이라 자칫 오만해질 수 있다는 일각의 경고성 발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박 위원장과 소통이 어렵다는 말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인의 장막 속에 있다거나 친박의 울타리가 높다는 식의 지적은 박 위원장이 2007년 대선 경선에서 패한 직후부터 회자됐다. 박 위원장은 "항상 열려 있다"고 비켜갔지만 직통(直通)이 불가능하다는 푸념은 지금도 계속된다.
그러다 지난 공천 정국에서 이 불통력이 불똥이 돼 박근혜의 용인술에 이런저런 지적이 제기됐다. 박 위원장에게 곧은 소리를 잘 하는 친박계 유승민 의원은 23일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박근혜 위원장의 보좌 시스템을 더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다양화'의 의미는 박 위원장의 보좌진이 부족하거나 편중돼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는 분석이다.
같은 날 친박계의 '저격수'로 불리는 이혜훈 의원은 제수씨 성추문 논란에 휩싸인 김형태 당선자 처리가 지지부진해진 것을 두고 "박 위원장에게 올라가는 보고가 사실과 다르게 가지 않았겠느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시간만 끌다 의석도 잃고 비판만 자초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정치권은 '친박계의 권력암투'와 '대선에 꼭 필요한 교통정리'라는 두 개의 상반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총선 공천 작업에 개입한 친박 실세가 있다는 설이 파다해지면서 이번 공천을 두고 친박계 내부에서 서열 다툼이 시작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여기에 최경환 의원의 이름이 거론된다. 정치권에서는 유승민 의원과 이혜훈 의원의 발언이 최 의원에 대한 견제설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24일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공천에서 떨어진 인사들의 푸념성 전화를 들어줬다"며 "김형태 당선자에 대한 녹음파일 목소리를 각 방송사에서 분석해달라고 요청도 했다"고 해명했다. 전후 사정을 모르는 근거 없는 음해라는 것이다.
또한 '대선에 필요한 수순'이라는 시각은 친박계 인사들 일부가 '박심'(박근혜의 마음)인 것처럼 해 공천을 쥐락펴락했고, 대선정국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맡게 되면 '박근혜 대통령 만드는 길'에 해(害)가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사전 정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편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은 23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박 위원장의 대표적인 경제통이라고 하는 사람이 경제 민주화에 대해서 비판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박 위원장이) 거리를 둬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그 같은 발언은 박 위원장의 대선가도에 절대로 긍정적인 효과를 주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의 이 발언은 최 의원 등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최 의원은 한 종편채널 프로그램에서 "경제민주화라는 것은 개념적으로는 어법에도 나와 있고 맞는 얘기 같지만 구체적으로 실제화하려고 하는 경우에는 시장경제원리와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해 경제민주화를 주장하는 김 전 비대위원과 각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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