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인생 비결? 재능찾아 덤벼라…나만의 강점 도전 성공담 2사례

입력 2012-04-21 08:00:00

마트서 알바 '내 이름 브랜드'…PC고수 실력키워 모바일 게임업계 강

이마트 안동점에 근무하는안청옥 씨가 송길수 점장과 함께 상품화된 매실
이마트 안동점에 근무하는안청옥 씨가 송길수 점장과 함께 상품화된 매실'간장치킨(안청옥 명장 치킨)을 들고 있다.
온라인 게임개발사
온라인 게임개발사'EA 서울 스튜디오'를 이끌고 있는 박종흠(왼쪽)'방경민 이사.
'카카오톡' 주인공 이제범 대표

인생은 도전하는 자에게 성공이든 실패든 결과물을 안겨준다. 통계적으로 보면 어떤 분야에서든 수많은 도전을 해도 실패 또는 작은 성과를 얻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성공을 의미하는 속칭 '대박'은 쉽사리 찾아오지 않는다. 자기 분야에서 대박을 터뜨리는 것은 로또 대박만큼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남들보다 더 열정적으로 더 열심히 두드리면 대박의 문은 열리지 않을까? 100번 실패한 도전자보다 200번 좌절한 경험자가 더 큰 대박을 터뜨릴 확률이 높다고 봐야 할 것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오랜만에 듣는 토마스 에디슨의 격언이다. 에디슨은 전구를 발명할 때 2천 번의 실패 후에 성공했다. 에디슨은 한 젊은 기자가 '그렇게 계속해서 실패했을 때의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을 받고, "실패라뇨? 난 단 한번도 실패한 적이 없습니다. 단지 2천 번의 단계를 거쳐서 전구를 발명했을 뿐입니다"라고 답했다. 에디슨의 대답처럼 삶의 진리를 짐작할 수 있는 인생 대박, 두 가지 사례를 살펴봤다.

◆이마트 안동점 '안청옥 치킨'

"양념치킨의 짠 맛을 줄이고 소화를 돕기 위해 매실즙을 첨가했을 뿐인데 이렇게 대박날 줄 몰랐어요."

'~뿐인데 대박'의 전형적인 사례다. 한 중년 여성의 아름다운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수많은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경북 안동의 한 여성이 개발한 양념치킨이 대박을 터뜨려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이마트 안동점 즉석요리 코너에서 치킨조리를 담당을 하고 있는 안청옥(46'여) 씨. 안 씨가 개발한 '안청옥 명장 치킨'은 일반 양념치킨과는 달리 양념에 매실진액과 간장, 마늘 등이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매실이 들어가 소화가 잘될 뿐만 아니라 가격도 1마리(9조각)에 9천900원으로 일반 키친가게보다 저렴해 주말이면 안청옥 치킨을 사러 온 손님들로 매장이 북적인다. 그는 "야식으로 즐겨먹는 치킨에 소화를 돕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평소 소화제대용으로 즐겨 먹던 매실진액을 떠올렸고, 이를 치킨양념에 넣어 달콤하면서도 짭조름한 맛을 낸 것이 인기의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치킨은 안 씨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 이마트 안동점은 효자상품인 치킨을 개발한 안 씨를 이마트 즉석조리 코너 비정규직에서 정규직 사원으로 전환했다.

충남 서산이 고향인 안 씨는 지난 1998년 자영업을 하는 남편을 따라 안동에 왔다. 여느 주부들과 마찬가지로 자녀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일을 시작했다. 첫 직장이 안동의 한 중소마트에서 닭을 튀기고 양념을 만드는 일이었다.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고 남는 시간에 일을 하는 평범한 주부지만 요리솜씨 만큼은 동네에 소문이 자자했다고 한다.

이 요리솜씨는 대박의 전조였다. 2009년 이마트 안동점 아르바이트 직원으로 자리를 옮긴 뒤, 매뉴얼에 따라 다양한 조리음식을 만들면서 요리실력을 키웠다. 그러던 중 안 씨의 뛰어난 요리실력과 성실함을 눈여겨 보던 점장이 지난해 11월 이마트에서 주관한 '직무 명장대회'참가를 추천했고, 안 씨는 즉석조리 부문에서 매실'간장치킨으로 당당하게 우승을 차지해 명장에 등극했다.

이마트는 안 씨가 개발한 '매실'간장치킨'을 전국 160여 매장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판매 1주일여 만에 6천만원 어치가 팔리는 성과를 냈다. 양념치킨이 이처럼 높은 순위에 오른 것은 처음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바이어가 아닌 직원이 만든 제품이 전 점포에서 상품화되기는 처음이다.

"제가 만든 레시피를 사용한 치킨이 전국 이마트에서 팔린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최근엔 치킨 포장지에 새겨진 캐리커처를 보고 '이 치킨을 만들어낸 분이 맞죠?'라고 묻는 손님들도 있습니다. 송길수 안동점장님도 안청옥 치킨을 이마트의 자랑거리로 여기십니다."

◆IT 대박, 대구과학고 출신 이제범·박종흠·방경민

대구과학고 출신들이 IT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대한민국에서도 알아주는 IT업계의 기린아들이다. 제1회 졸업생 김형석 씨는 건국대 인터넷미디어공학부 교수이고, 2회 졸업생 장병규 씨는 네오위즈의 창업자로 대한민국 벤처 1세대 4대 천왕 중 1명이다.

7회 졸업생 이제범 카카오 대표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1년 만에 1천만 명을 넘어 현재는 4천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며 대박 신화를 썼던 것에 대해 '카카오 4대 원칙'으로 설명했다. 첫 번째는 타임투 마켓(시장대응 속도) 원칙, 두 번째는 하나만 선택하라, 세 번째는 유연한 조직, 네 번째는 신뢰'충돌'헌신을 강조했다. 이런 4가지 원칙 아래 카카오톡은 하루 3억 건의 메시지가 오가고 해외 가입자만 100만 명에 육박하는 초히트작으로 성장했다. 이 대표는 "조직 운영에 있어서 권위적이고 딱딱한 상하관계에서 벗어나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온라인 게임개발사인 'EA 서울 스튜디오' 이사로 재직 중인 6회 졸업생 박종흠, 방경민 씨도 IT업계에서 성공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엔씨소프트와 계약을 맺은 'MVP 베이스볼 온라인'(출시 예정)과 인기 상종가 스포츠 게임 'FIFA Online' 등을 개발한 곳이 바로 'EA 서울 스튜디오'이다. 두 사람은 중학생 시절부터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박 이사는 중학교 재학 때 전국PC경진대회에서 상을 받는 등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재능을 보였으며, 방 이사는 중학생 신분으로 다솜 BBS(사설 PC 통신)를 직접 운영하는 등 IT 분야에서 돋보인는 재능을 발휘했다. 이들은 전국PC경진대회를 준비하면서 친한 사이가 됐고, '나중에 같이 회사를 차리자'고 말하던 것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

박 이사는 대학교 1학년 말인 1996년 11월 넥슨에 웹 프로그래머로 입사해 '어둠의 전설', '택티컬 커맨더스'의 프로그래머, '크레이지 아케이드' 팀장, '카트라이더' 개발실장 등을 역임했다. 방 이사는 카튜사 복무를 마친 후 넥슨에 입사해 택티컬 커맨더스 프로그래머, 크레이지 아케이드 마케팅 담당, 넥슨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Quve 담당 등을 맡았다.

두 사람은 넥슨에 근무하던 중 '우리만의 사업을 한번 해보자'며, 만 27세가 되던 해인 2004년 12월 함께 게임회사를 창업했다. 모바일 게임개발사로 대한민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 이름을 떨치고 있는 'EA 서울 스튜디오'를 이끌고 있는 이들은 "창업 초기부터 우수한 멤버들이 많았기 때문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회사가 발전했다"고 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안동'권오석기자 stone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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