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선박 용수, 화물, 여객 통해 수천종 이동
육지뿐 아니라 해양 생태계도 외래종의 침입으로 신음하고 있다. 해양 외래종으로 인해 토종 해양생물들이 서식지를 빼앗기거나 녹조 발생 위험도가 높아지는 등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 2008'2009년 국토해양부가 우리나라 연안을 대상으로 해양 외래종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지중해담치'유령멍게'아무르불가사리'포르세라갈파래 등 18종의 외래 해양생물이 정착해 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홍합과 닮은 지중해담치는 양식동물의 부착과 성장을 방해한다. 유령멍게는 죽으면 물밑에 가라앉아 바닷물을 오염시킨다. 북태평양산인 아무르불가사리는 조개류를 무차별 포식하고 포르세라갈파래는 녹조 발생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해양 외래생물들이 국내 연안으로 유입되는 가장 큰 원인으로 해외를 오가는 대형선박들의 선박평형수를 꼽고 있다. 대형선박은 균형과 추진력을 얻기 위해 배 바닥을 바닷물(선박평형수)로 채운 뒤 연안으로 들어오면 선박평형수를 버린다. 국제해사기구는 선박평형수를 통해 세계적으로 연간 100억t의 물이 옮겨지며 이 과정에서 7천 종 이상의 생물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무역이 확대되고 화물과 여객 수송이 늘어나면서 외래종 문제는 더 심각해지고 있다. 2009년 열린 '국제 생물 다양성의 날' 주요 주제는 '생물 다양성을 위협하는 외래종의 침입'이었다. 이는 세계 각국에서 외래종에 의한 생태계 교란이 심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올 초 중국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재래종의 생존을 위협하는 외래종으로 인해 매년 약 1천200억위안(21조6천여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남극도 인간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외래종에 의한 생태계 파괴가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으로 구성된 극지연구협력단이 올 초 미국국립과학원 회보에 게재한 활동보고서에 따르면 해마다 7만여 개의 식물 씨앗이 남극으로 유입돼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는 것.
외래 식물들은 남극을 방문하는 과학자들과 방문객들의 몸을 통해 옮겨진다. 미국국립과학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외래종 식물 씨앗의 남극 유입 경로는 신발에 묻어가는 경우가 44.21%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가방(34.3%) ▷하의(16.98%) ▷상의(11.77%) ▷지팡이(8.36%) ▷장갑(3.27%) ▷모자(2.87%) 등의 순이었다. 한편 남극으로 유입된 식물들이 연평균 기온이 영하 23℃인 남극에서 번식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구온난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경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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