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노인생활 제품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실버타운마저 생겨나고 있는 상황. 이러한 실버시대에 안전성과 편안함을 두루 갖춘 보행기로 세계시장에 도전장을 낸 회사가 있다. 나이스텍은 특허로 무장한 보행기를 생산한 '연구하는 기업'이다.
◆실버시대 예측한 제품
2004년 설립한 나이스텍은 처음부터 보행기를 제작하지 않았다. 처음 회사는 가게에서 사용되는 어닝(천막)을 만들었다. 김성윤(60'사진) 대표는 "어닝 제작은 특별한 기술력이 필요하지 않았다"며 "그러다 보니 오랫동안 사업을 할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회사의 미래를 위해 주력 제품을 목표로 정한 나이스텍은 향후 미래 시장을 파악했다. 회사 관계자는 "고령화 사회에 접어드는 시기라는 점에 착안해 노인들에게 꼭 필요한 제품을 만들기로 결심했다"며 "길거리를 가다 보면 많은 노인들이 보행기를 이용하는 점을 보고 주력 제품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보행기를 제작하기 위해 국내외 제품들을 살펴봤다. 보행기 시장은 이미 다양한 제품이 있었다. 특히 값싼 중국산이 많이 사용되고 있었지만 안전성이 매우 취약했다. 회사는 기능의 개선을 통해 노인들의 불편함을 해소한 '차별화된 보행기'를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김 대표는 "유럽과 일본의 제품들을 테스트해본 결과 기존 보행기는 속도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어 자칫하면 사고가 나기 십상이었다"며 "경사로에서는 더욱 위험해 보행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회사는 이러한 위험성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마침내 자동브레이크 장치와 주차브레이크 장치 등을 개발해 특허까지 획득했다. 나이스텍의 기술력이 집중화된 '나이스워커' 보행기가 회사의 주력 제품으로 떠올랐다.
◆신개념 보행기 '나이스워커'
'나이스워커'는 기존 보행기의 이미지를 180도 바꿔놓은 제품이다.
최첨단 자동브레이크로 사용자가 미는 힘의 세기나 바닥 경사의 영향 없이 일정속도 이하로 움직인다. 특히 후진방지장치를 장착해 오르막에서 정지하더라도 보행기가 뒤로 미끄러지지 않는다. 전자식 장치를 장착한 제품의 경우 후진속도저감장치가 있어 경사로에서 멈출 경우 갑자기 뒤로 밀리는 현상을 감소시킨다. 배터리가 필요 없는 자가발전 방식이어서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한마디로 특허로 무장된 보행기다"며 "안전장치를 가진 보행기로는 세계에서 우리 제품이 유일할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 나이스워커는 이용자가 앉아서 쉬고 싶을 때, 어르신들이 힘들 때 보행기 위에 그대로 앉을 수 있도록 천을 붙였다. 130㎏의 하중에도 버틸 수 있는 특수 소재를 이용했기 때문에 웬만한 성인들이 앉아도 불편함이 없다. 회사 측은 "버튼 하나로 바퀴가 움직이지 않게 하는 '오토파킹'기술을 적용해 앉은 채로 움직이게 되는 위험성을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일상생활에서의 편의성을 위해 나이스워커에는 장바구니가 부착돼 있다. 공간이 좁은 곳을 지날 때에는 손쉽게 접을 수 있어 보관에도 유용하다. 또 추가적인 옵션을 장착하면 바퀴가 자동으로 움직여 보행기를 끄는 힘을 아낄 수도 있다.
나이스워커는 처음부터 수출을 염두에 둔 제품인 만큼 각종 인증마크를 획득했을 뿐 아니라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다. 회사 측은 "유럽시장의 진출을 고려해 유해환경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며 "바퀴는 무공해 소재를 이용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노령화 인구가 늘고 있는 만큼 나이스워커의 이용이 늘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노인장기요양보험 혜택이 가능한 제품이어서 노인장기요양 3등급 대상자의 경우 나이스워커 구입비의 85%를 지원받을 수 있다. 고성능 기능이 담긴 나이스워커는 평균 20만, 30만원으로 타사 제품에 비해 비싸다. 하지만 노인장기요양보험 지원을 받으면 5만원 미만의 비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엔지니어 경영으로 성장
나이스텍의 성장은 엔지니어 기질을 가진 김 대표의 경영 덕분이다.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보다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기술력과 특허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김 대표는 개발 중 발가락을 다쳐 직접 나이스워커를 이용하면서 불편한 점을 개선하는 등 열정을 보였다.
엔지니어로서 개발에만 집중하다 보니 가격이 높아진 점을 아쉽게 생각했다. 그는 "어르신들의 안전성과 편리성을 최대화시킨 제품인데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이유로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을 때 가장 답답하다"며 "밖을 돌아다니기 힘겨운 부모님께 30만원으로 편안하고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는 '자가용' 한 대를 구입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괜찮은 가격이 아니냐"고 말했다.
가격보다 기술력을 앞세우다 보니 회사는 수출에 눈을 돌리고 있다. 김 대표는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면 모두들 우리의 기술력에 놀란다"며 "일본의 경우 제품 수출뿐 아니라 우리의 특허 기술 사용을 요구하고 있을 정도다"고 밝혔다. 일본 현지 보행기 제조 회사에 나이스텍이 특허부품을 납품하는 형식의 계약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부터 미국 현지에 판매법인을 세우고 건강보험 혜택 적용 제품 등록까지 마쳤다. 회사도 지난해 9월 경북테크노파크로 옮기면서 어닝 부분은 접고 보행기에 집중했다. 김 대표는 "계속적으로 기술을 추가해 세계적인 실버용품 생산기업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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