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관리(상)

입력 2012-04-12 14:55:03

3명 중 1명 발병…희망을 놓지 않는 것이 '명약'

지금은 암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시대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의 '2009년 국가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평균수명인 81세까지 생존한 한국인 3명 중 1명(36.2%)이 일생에 한 번은 암에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리 흔하게 발생하고 의학 발달로 암 환자의 5년 평균 생존율이 62%(2005~2009년 통계)까지 높아졌다고 해도 암은 여전히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암에 걸리면 경제적 부담과 정신적 고통을 겪어야 하므로 암은 보건문제를 넘어 삶의 질을 좌우하는 복지문제이기도 하다.

◆마음가짐

이처럼 이젠 우리 주위에 만연해 새롭다고 할 수도 없겠지만 암이란 난치병이 우리 몸, 혹은 우리 가족에게서 발견된다면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

누구나 암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면 환자에게 있어 육체적, 심리적으로 매우 심각한 변화가 일어난다. 불치병에 걸렸다는 생각과 죽음에 가까워졌다는 불안감, 중요한 신체 부위의 상실, 가족으로부터의 격리, 친구로부터의 소외, 그리고 신체적 활동장애 등으로 환자는 큰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자신감을 잃기도 쉽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암을 사형선고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암 진단이 죽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예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암이라고 진단받고 있지만, 많은 환자가 치료를 통해 암을 이겨내고 있다.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들도 계속 개발되고 있다. 현대의학에서 암은 난치병이긴 하지만, 더 이상 불치병은 아닌 것이다. 암 진단 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절망이 아닌 희망을 선택하는 것'이다. 말기암 환자라도 100% 사망하는 경우는 없고, 아무리 비관적인 경우라도 살아남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희망의 증거'가 된다.

암을 진단받으면 대부분 환자는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이란 심리상태를 차례로 겪게 된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인 후에야 진정한 치료가 시작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다섯 단계 과정을 겪는 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치료를 빨리 시작할 수 있고, 예후 또한 좋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가족은 환자의 심리를 충분히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적극 도와야 한다.

얼마 전 원자력병원이 말기암을 극복한 사람 50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암에 걸린 원인을 무엇이라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흡연이나 음주가 6.4%, 불규칙한 생활습관이 6.2%, 유전적인 요인이 4%에 불과한 데 반해 53.4%가 스트레스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암과 싸워 이겨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무엇인가?'란 물음에 대해서는 '암은 반드시 낫는다. 나는 암을 이겨낼 수 있다'란 강한 확신이라고 답했다. 즉 병은 마음에서 오고, 마음을 다스릴 때 가장 강력한 치유 효과가 생긴다는 방증인 것이다. 결국 암에 대한 걱정이나 부정적 마음을 없애야 한다.

◆암 환자의 피로

암 환자 및 생존자는 심한 피로감을 느낀다. 심지어 피로감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피로 증상은 온몸이 지치는 느낌이 들고,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에너지가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또 신체적 활동 의욕이 없어진다. 암 관련 피로는 항암 치료 중이거나 치료 뒤에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방사선이나 항암제 치료 등 암 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90%, 치료가 끝난 암 생존자의 60%가 이런 피로를 겪는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피로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하루 2, 3ℓ 정도의 무알코올 및 무카페인 음료를 마시면 도움이 된다. 단 수분 섭취와 관련된 의사의 특별한 지시가 없어야 한다. 식사의 경우에도 의사의 지시사항이 없다면 고기, 우유, 달걀, 콩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포함해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 자연 속에서 산책과 같은 가벼운 운동을 하고 가족, 친구, 이웃들과 편한 대화를 하는 것도 권장된다.

※심리적 안정방법

1.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다.

2.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도록 치료 목적을 명심해야 한다.

3. 환자 본인이 자신의 병과 치료에 대해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4. 가능하다면 스스로 돌볼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한다.

5. 현재 상황에서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방법들을 찾는다.

6. 자신이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고 생활한다.

7. 환자의 컨디션이 좋아졌을 때 할 일들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

8. 새로운 취미활동을 시작하거나 새로운 기술을 배운다.

9. 가능하다면 운동을 해야 한다.

10. 치료 중 자신 있게 생활한다. 경우에 따라 외모 관리도 하면서 나도 일반인과 다름없이 아름답게 꾸밀 수 있다는 용기를 가지고 적극적인 삶을 산다.

도움말'이경희 영남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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