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이모작, 귀농] 귀농 10계명

입력 2012-04-05 14:19:26

사전준비 철저히, 처음부터 돈 쏟아붓지 마라

귀농(歸農) 인구가 해마다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생겨난 생계형 귀농과 2000년대 유행한 은퇴 귀농과 달리 최근에는 전문직 종사자, 대기업 및 관료 출신의 고학력자 귀농인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도시 생활 못잖은 삶의 여유와 경제적 풍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귀농 행렬이 이어질 전망이다.

◆귀농 실태

농림수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2001년 880가구에 불과했던 귀농 인구는 지난해 1만503가구로 10년 새 12배나 급증했다. 가구당 2.2명으로 계산하면 농촌으로 내려간 사람은 2만3천415명에 달한다. 경북도의 경우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도내 귀농 가구가 3천985가구(9천94명)로 전국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의 은퇴와 전원생활 등 다양해진 삶의 가치관, 국가나 지자체의 귀농 활성화 대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귀농인구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과학적인 재배 기법과 특화 작물을 선택해 '부농'의 꿈을 이루는 사례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귀농의 현실은 장밋빛만이 아니다. 정부는 올해 각 지자체에 약 500억원의 귀농 관련 예산을 들이고 있지만 실효성에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농촌의 고령화 및 생산인력 부족, WTO와 FTA 발효로 인해 국내 농업 현실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지만, 정부는 현실을 외면한 채 귀농정책으로 농촌의 문제점을 희석시키고 있다고 일부 단체는 지적한다. 각 지자체가 정부의 귀농정책사업의 주체가 되기 위해 귀농 관련 조례를 서둘러 마련하는 등 매년 사업 신청을 하는 이유도 바로 농촌의 고령화 및 생산인력 부족 해소를 위해서다.

공직에 일하다 3년 전 귀농한 한동철(60·경주) 씨는 "귀농 후 30년 인생을 더 살아야 하는데 귀농에 실패하면 인생이 파탄 난다"며 "정부는 귀농인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귀농 준비

어떻게 준비해야 귀농에 성공할 것인가. 많은 귀농인들은 한결같이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우선 농촌문화를 이해하고 귀농 지역의 주민들과 자연스레 동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의 새마을지도자 등 공식적인 활동과 봉사를 하며 지역 주민과 소통하면 거부감과 이질감을 줄일 수 있다.

귀농에 대한 마음가짐이 확고하다면 철저한 사전 준비를 하는 게 중요하다. 토지 구입 및 임차는 귀농 전에 조금씩 확보해 두는 게 좋으며 최소 3년 이상 각종 귀농 관련 영농교육을 통해 농작물 재배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농과계 대학이나 각 시·군 농업기술센터의 농업관련 교육, 귀농학교나 귀농 성공자 현지 견학을 통한 벤치마킹, 귀농인 동호회 등을 통한 신기술정보 수집, 농업관련 단체에 가입해 농정 정보 수집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한 빈 농가 구입 및 수리, 농지 임차 등 초기투자 비용을 최소화하는 게 좋다. 농촌 주민과의 신뢰구축도 중요하다. 농사를 배우면서 신뢰를 쌓아 토박이 주민들에게 믿음을 주고 이질감을 줄여 자연스럽게 농촌 문화에 젖어들어야 한다.

작목을 선택할 때는 귀농지역의 시·군 특산물을 재배하는 게 좋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 정용선 농촌지도관은 "성주참외, 고령딸기 등 지역 특화작목을 선택하면 재배기술, 유통, 판매까지 용이해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조언했다.

♣귀농 10계명

1. 가족 간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동의를 구하라.

2. 충분한 준비기간을 통해 많은 정보를 수집하라.

3. 영농을 위해 기술과 노력, 시간을 투자하라.

4. 처음부터 지나친 소득을 기대하지 마라.

5. 도시와 달리 농촌생활의 불편함을 감수하라.

6. 처음부터 시설에 과다한 자금을 투자하지 마라.

7. 정착 지역의 주민과 빨리 동화되도록 노력하라.

8. 영농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멘토나 단체를 확보하라.

9. 자신을 갖고 노력하는 자세를 가져라.

10. 농업도 직업이다. 전문가가 되도록 노력하라.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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