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면 돈이다" 쇼핑도 술자리도 'Go 홈'

입력 2012-04-05 10:01:06

고물가에 고유가 상황까지 겹치면서 외식 대신 간편 가정식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느는 등 알뜰 소비 풍조가 짙어지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고물가에 고유가 상황까지 겹치면서 외식 대신 간편 가정식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느는 등 알뜰 소비 풍조가 짙어지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알뜰 소비 경향'이 유통 시장을 몰아치고 있다.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지만 저가 상품을 내세운 홈쇼핑과 인터넷몰, 편의점의 매출 신장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유가 등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고가 의류나 가구, 가전제품 등의 판매액이 올 들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실속'저가형 상품의 인기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가 상품 대세 시대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2월 전체 소매업 판매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7.7% 상승했다. 하지만 업종별로 판매액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23.1%), 홈쇼핑(23%), 편의점(18.8%) 등은 두 자릿수의 신장률을 기록하며 매출이 급증하고 있지만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9%와 3.3% 상승세에 그쳤다.

특히 온라인 소비의 경우 오픈마켓의 반값 TV, 반값 태블릿PC, 반값 블랙박스 등의 이벤트로 인한 매출 증가와 함께 식료품 판매도 크게 늘었다.

오픈마켓 11번가에 따르면 식품 매출 증가율은 2009년 20%에서 2010년 25%, 2011년 80%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홈쇼핑은 패션잡화 및 화장품 매출이 전체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 알뜰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백화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추가 구성품도 증정하는 홈쇼핑을 많이 이용한 것.

유통업계 관계자는 "장기간 불황과 고물가 등으로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각종 할인 행사 등 알뜰 소비로 꾸준히 공략한 유통업계의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대한상의가 전국 500가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소비와 홈쇼핑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상품구매 횟수를 늘린 소매채널이 있는지'라는 물음에 40.4%가 '그렇다'고 대답한 가운데 구입 횟수 증가채널로 48.5%가 인터넷몰, 14.9%가 소셜커머스, 5.4%가 TV홈쇼핑을 꼽았다.

업종별 희비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홈쇼핑과 인터넷쇼핑의 경기전망지수는 각각 139, 114로 매출증가가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전망지수는 각각 107, 97에 그치고 있다,

◆외식 대신 집에서

고물가로 외식과 술자리가 줄면서 가정에서 먹을 수 있는 대체 식료품 판매도 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간편 가정식(HMR)과 자사브랜드 상품(PL)의 판매가 증가 추세다.

초창기 싱글족의 편리한 식생활을 위해 개발된 간편 가정식이 불황으로 인해 가족단위 쇼핑객들의 구매가 늘어 해마다 6.0%대의 고성장을 하고 있다.

품목도 처음 냉동상품 위주의 상품 구성이 최근에는 생바지락 칼국수, 생라멘 등 냉장 상품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바비큐 폭립, 스테이크, 해물짬뽕, 부대찌개 등 가정에서 간단한 조리를 통해 가족단위 외식을 대신할 수 있는 간편 가정식의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마트 간편 가정식을 이용하면 4인 가족이 외식을 할 때와 비교했을 때 비용을 반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동아백화점 역시 지난 3월의 판매 증가율 상위 상품을 살펴보면, 냉동만두, 참치, 햄류 등 간편하게 가정에서 즐겨 먹을 수 있는 상품의 판매 비율이 지난해보다 15~20%, 과자류 역시 17% 정도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불황은 오프라인 애주가도 하우스 주당으로 바꾸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몰에서 가정용 안주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11번가에서는 지난달 아몬드, 땅콩 등 견과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00% 이상 신장했다. 캐슈너트, 커피땅콩, 해바라기씨 등의 믹스넛도 같은 기간 72% 매출이 증가했다.

마른안주뿐 아니라 즉석조리 식품을 찾는 고객도 늘었다. 곱창, 순대, 족발, 닭발, 오돌뼈 등 즉석조리 술안주 용품 매출은 지난 동기 대비 약 100% 이상 올랐다.

G마켓에서도 3월 들어 오징어 및 스낵 등 가공식품 안주류가 14% 늘었고 순대, 떡복이, 어묵 등 즉석식품이 21%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맥주 안주로 통하는 노가리, 육포, 오징어, 대구포 등 건어물 판매량이 평균 30%이상 늘었다"며 "골뱅이, 번데기 등 호프집 인기메뉴들도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김봄이 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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