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성의 미국책읽기] 의식적 노력으로 '편견의 편안함' 피해야

입력 2012-03-31 07:01:48

투표결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리처드 라우 & 데이비드 레드라우스크 저 (2006, 캠브리지 대학 출판부)

이달 29일부터 4월 11일 총선을 향한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었다. 246개 지역구에서 20개 정당의 927명의 후보가 출마해 당선을 위한 사활의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정치와 선거 관련 정보가 봇물처럼 쏟아질 것이다. 그 정보 중엔 유권자의 선택을 돕는 '좋은' 정보뿐 아니라 판단을 어렵게 만드는 '나쁜' 정보도 있을 것이다. 몸에 좋은 약이 대체로 입에 쓰듯, 좋은 정보는 그다지 재미있지 않을 것이고 유권자의 주목을 받기 어렵다. 반면 나쁜 정보는 자극적이고 재밌다. 당연히 나쁜 정보에 유권자의 시선과 이목이 집중된다. 당선을 위한 후보와 정당들 사이의 경쟁은 그래서 수많은 나쁜 정보를 '정성을 다해' 만들어 낸다. 이윤을 추구하는 '언론 기업' 역시 나쁜 정보 생산을 굳이 마다하지 않는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정당 간 후보 간 비방 역시 역대 어느 선거보다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정보의 옥석을 가려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것은 온전히 유권자 몫이다. 흔히들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현명한'보다는 '올바른' 선택이 훨씬 중요하다. 올바른 선택은 자신의 가치와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후보 및 정당을 선택하는 것이다.

올바른 선택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정확하고 많은 정보에 기초해서 투표 선택을 해야 한다. 많은 정보를 모으는 데는 당연히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은 일종의 '비용'이지만 민주시민으로서 당연히 감내해야 하는 비용이고, 자신의 가치와 이해관계의 실현을 위한 투자이기도 하다. 올바른 선택을 위해 필요한 다른 항목은 편견과 고정관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다. 편견이나 고정관념은 편안함을 주지만 부지불식 간에 올바른 선택을 가로막는다. 지역주의에 따른 투표는 편견이 관성적으로 작동한 결과다. 이것 역시 의식적인 노력에 의해 극복되어야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

'투표 결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는 정확하고 많은 정보를 가진 유권자가 자신의 가치와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정당과 후보에 투표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연구 결과를 보여 준다. 더불어 편견이나 고정관념에 따른 관성적인 투표 선택 역시 의식적으로 통제되는 정보처리 과정을 통해 극복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응원한다.

류재성 계명대 미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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