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독점 정치 개편 목소리, 유권자가 답할 차례다

입력 2012-03-31 07:27:07

29일 대구 지역의 같은 종교 소속 4개 단체가 4'11 총선을 앞두고 자신들의 의견을 담은 제안을 내놓았다.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위해'란 제목의 '4'11 국회의원 선거를 위한 제안'은 7개 분야 24개 항목에 이른다. 이 제안은 지난 26일 대구경북 지역의 교수와 의사, 변호사 등이 발표한 지식인의 시국 선언에 이은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여기엔 지역에서 중요 현안이 된 다양한 주제들이 포함돼 있다.

이 제안은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의 후보 선택에 대해 한 기준을 제시한 셈이다. 제안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우리 지역의 정치 구조와 관련된 내용이다. 가장 먼저 정치 분야 제안에서 제시한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정치 구조, 지역의 다양한 여론 수렴의 정치 구조 마련에 대한 주장이 그것이다. 앞서 지식인 시국 선언에서는 특정 정당의 독점 구조를 깨자는 호소가 핵심이었다. 이번 제안과 맥이 통하고 있다.

투표일을 눈앞에 두고 잇따라 지역 정치 구조 개편의 필요성을 지적한 것이다. 지금의 지역 정치 구조에 대해 우려 목소리가 높은 것은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그만큼 지역의 특정 정당 지배 정치 구조의 폐해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고질적이고 비정상적 정치 구조를 이대로 두고선 지역 미래를 더 이상 담보할 수 없다는 절박함과 불안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특정 당 독점의 정치 구조는 경쟁의 싹을 고사시키는 독과 다름없다. 여기엔 오로지 공천을 받기 위한 충성 경쟁만이 남는다. 이번 새누리당의 공천에서도 이런 모습은 그대로 드러났다. 종전처럼 지역은 안중에 없고 중앙당 입맛대로 공천권을 휘둘렀다. 벼락 공천에도 불구하고 당선되면 그 긴장감은 곧 사라질 것이다. 무사안일에 빠지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유권자는 선거 때 필요한 존재로 보일 뿐이다.

대구경북은 새누리당에 집토끼나 주머니 속 공깃돌 같은 존재였다. 그렇게 20년 넘게 계속된 압도적이고 변함없는 지지가 낳은 후유증은 심각하다. 정치적 고립을 자초했고 지역 경제 사정은 계속 나빠지고 있다. 젊은이들이 떠난 활력 잃은 곳이 됐고, 기업은 외면하고 있다. 지역 경쟁력도 떨어지는 중이다. 특히 20년 가까이 전국 꼴찌 수준을 헤매는 대구의 지역내총생산(GRDP)이 그 현주소다. 대구 위상은 계속 내리막길이다. 종착점은 누구도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견제와 균형의 정치 구조를 바라는 간절한 호소에 이제 유권자가 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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