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세상] '행복 나누기' 28년 외길…대구 남구새마을회

입력 2012-03-30 07:52:32

1984년 조직된 대구 남구새마을회는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더불어 사는 이웃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이른바
1984년 조직된 대구 남구새마을회는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더불어 사는 이웃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이른바 '함께 사는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기 위해 김장을 담그는 모습.
앞산에 시화 배너를 설치하는 모습.
앞산에 시화 배너를 설치하는 모습.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이 제창한 근면'자조'협동의 정신으로 대변되는 새마을운동. 관(官)이 주도하는 국민운동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없진 않았으나 최근 들어 '새마을의 날'(4월 22일)이 제정되는 등 새마을운동과 그 정신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새마을운동은 대한민국 건국 60년 역사 중 가장 큰 성과로 손꼽혔으며 이제는 아프리카 등 외국 국가들이 새마을운동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있다.

한때는 절대빈곤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잘살기 운동'이었던 새마을운동이 40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1984년 조직된 대구 남구새마을회 역시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어려운 경제사정을 뛰어넘고자 하는 국난극복운동에서 이제는 더불어 사는 이웃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이른바 '함께 사는 운동'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새마을협의회와 새마을부녀회, 새마을문고로 구성된 대구 남구새마을회는 현재 남구 13개 동 600여 명의 새마을지도자들이 열정적인 활동을 펼쳐오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함께 만드는 위대한 대한민국'이라는 기치 아래 '녹색 생활화 운동' '나라 품격 높이기 운동' '행복나누기 운동' '새마을 세계화 운동'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구 남구새마을회가 가장 힘을 쏟고 있는 부분은 '행복 나누기 운동'. 대표적인 사업이 바로 2004년 첫 삽을 뜬 이래 220여 저소득가구의 집을 새롭게 단장한 '사랑의 집 고쳐주기 사업'이다. 홀몸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한부모 가정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주민들의 집을 찾아 도배와 지붕보수, 장판과 주방시설 교체, 보일러 수리 등을 해 오고 있으며 올해도 24가구의 집을 새롭게 고쳐줄 예정이다.

대구 남구새마을회의 이웃사랑은 국경을 넘어 중국 연변으로까지 전해지기도 했다. 2008년부터 중국 연변에서 생활하는 우리 동포들에게 한글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기 위해 해마다 연변 조선문독서사에 우리말 도서를 기증하고 있다.

남구의 초'중'고등학교와 여러 기관 단체를 통해 도서를 수집하고 선별작업을 거쳐 현재까지 모두 5천여 권의 도서를 전달했다. 지난해에는 연변 청소년들의 독서운동에 큰 힘이 되어 준 점을 인정받아 연변조선문독서사협회와 연변청소년문화진흥회에서 공동 제정한 '고마운 한국지성인상'에 남구새마을회 서상기 15대 회장이 첫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특히 이 사업에 대한 임병헌 남구청장의 관심이 매우 커 해마다 구청과 남구새마을회가 긴밀히 협조해 양질의 우리말 도서를 중국 연변의 청소년들에게 전달하고 있으며, 이는 남구와 대구를 넘어 우리나라와 중국 연변 사이의 문화적 교류를 돈독히 하고 따뜻한 동포애를 전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남구는 물론 대구 시민들의 편안한 쉼터인 앞산에서도 남구새마을회의 손길을 만날 수 있다. 앞산을 찾는 등산객과 주민들에게 문화적인 즐거움을 전하기 위해 남구의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창작 작품과 낙동강문학협회 및 시민문학협회 소속 시인들의 시가 담긴 시화 배너(banner)를 설치하고 있다. 앞산의 대표적인 골짜기인 고산골과 안지랑골, 큰골 등에 모두 50여 개의 배너가 앞산을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즐겁게 한다.

이외에도 매년 겨울이 되면 2천여 포기의 김장을 담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 500여 가구에 전해주고 있으며 최근에는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 때마다 다문화가족을 초청, 외국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며느리들에게 한국의 전통음식을 전하고 우리 사회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대구 남구새마을회는 김동원 회장을 비롯해 김수현 협의회장, 서금례 부녀회장, 김정곤 문고회장을 중심으로 13개 동 600여 명의 새마을지도자로 구성되어 있다. 김동원 대구 남구새마을회장은 "남구새마을회가 생긴 지 올해로 28년. 사람으로 치면 그야말로 청춘이라 할 수 있다"며 "지칠 줄 모르는 청춘처럼 이웃과 나라를 걱정하고 염려하는 마음으로 남구새마을회가 사회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대현 문화부장 sky@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