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로 가장 많이 키우는 개는 사람이 가지고 있지 않은 특수한 신체구조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항문낭이다. 항문낭이란 개의 항문 옆에 위치하고 있는 분비샘을 말한다. 항문을 기준으로 4~5시 방향과 7~8시 방향에 대칭적으로 위치하고 있는데, 위치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사람이 처음 찾으려고 하면 제대로 찾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항문낭은 주기적으로 관리해주는 것이 중요한데, 2주에 1번 정도는 꼭 짜주어야 한다. 항문을 기준으로 항문낭이 위치한 곳을 두 손가락으로 잡고 항문 쪽으로 밀어올리면서 짜면 분비물이 나오게 된다. 항문낭의 분비물은 개가 가지고 있는 냄새 중에 가장 지독한 냄새가 나기 때문에, 휴지나 물수건 등으로 잡고 짜주어야 냄새가 번지지 않는다. 항문 낭액은 갈색이고, 기름기와 물기가 섞여서 찐득할 수도 있고 묽을 수도 있다. 항문낭의 액이 많이 차 있거나, 항문낭에 염증이 있을 경우 더욱 지독한 냄새가 나게 된다.
항문낭을 짜주지 않거나, 개가 항문낭 주변을 핥는 행동을 자주 하게 될 경우, 항문낭염이 생기게 된다. 염증이 생기면 핥는 행동을 더 많이 하게 되고 썰매를 끌듯이 엉덩이를 바닥에 문지르는 '스쿠팅'(scooting)이라는 행동을 하게 되는데, 이런 행동을 가만히 두게 되면, 염증을 더욱 악화시키게 된다.
일반적으로 항문낭을 제거하는 수술도 많이 시행되고 있다. 근래에는 정상적인 상태에서 시행되는 수술보다는 항문낭염에 대한 약물치료가 효과가 없을 정도로 악화되었을 때, 치료의 목적으로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항문낭 제거 수술을 하면 개의 생활에는 지장이 없고, 항문낭 관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항문, 항문낭 등에 종양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종양 수술과 동반하여 항문낭 제거를 하기도 한다.
며칠 전, 개의 엉덩이에서 끈적한 액체가 나오고 심한 냄새가 난다고 걱정하면서 한 보호자가 병원을 찾았다. 엉덩이 쪽을 살펴보니, 항문낭액이 나오면서 엉덩이에 묻어 있었다. 보호자를 안심시키고 항문낭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고 항문낭 짜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보호자는 개를 처음 키워봐서 이런 경우를 처음 봤다며 웃으면서 돌아갔다.
항문낭은 개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생소한 것일 수 있지만, 늘 관리해 주어야 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목욕시킬 때 항문낭을 짜주는 것을 꼭 잊지 않는 것만으로도 항문낭 관리를 잘할 수 있을 것이다.
최동학 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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