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화 미래 이끌 14인의 젊은이 소개합니다
문화도시의 힘은 '젊음'이다. 젊은 예술가들의 활약에 따라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대구의 미래가 결정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돈'이 안 되고 비전이 없다는 이유로 지역 문화예술 분야에서 유망한 신예들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올해부터 대구문화재단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잠재력 있는 젊은 예술가들의 창작 의욕을 높이고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신진예술가 지원사업을 한다. 최근 각 분야별(무용, 시각, 연극, 음악, 전통)로 총 14명의 지원사업 대상자를 선정했다. 미래 지역 문화예술계의 주역으로 성장할 이들을 분야별로 소개한다.
◆"연기에 대해 새롭게 알아가는 중"-여동윤
여동윤(28) 씨는 2008년 초 공연된 연극 '만화방 미숙이'와 인연이 깊다. 한때 서울 대학로에서 활동하던 여 씨를 대구로 끌어들인 작품이기 때문.
"당시 극단 뉴컴퍼니 이상원 대표의 부름을 받고 작품에 참여했죠. 연기를 하면서 조연에서 주연으로 역할을 바꾸면서 연극에 새로운 재미를 느꼈죠."
그는 중 3때 연기를 하고 싶어 예고에 들어가려고 했으나 부모님 만류로 인문계에 들어갔다. 하지만 결국 연기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고 고 3때 연기학원에 등록했고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했다.
'만화방 미숙이' 이후 3년간 20여 개 작품에 참여하는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극단 초이스씨어터 최주환 대표와 많은 작업을 했다. "많은 작품에 참여하면서 힘은 들지만 무대에서 관객과 즐기는 것이 무엇보다 좋아요. 관객과 웃고 즐기면서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고 즐기는 것이죠."
여 씨는 '캐릭터에 충실하자'는 연기 철학을 갖고 있다. 최근 공연하고 있는 '로드 투 파라다이스'를 통해 연기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뜨고 있다고 했다. "연기라는 것이 연기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새삼 들어요. 대본을 보면서 처음 연기를 하려고 하면 저도 모르게 목소리 톤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 기본에 충실하자는 생각을 항상 해요." 여 씨는 앞으로 완벽에 가까운 창작품에 출연해보는 소박한 바람을 갖고 있다.
◆"뮤지컬에 적극 참여하고 싶다"-김정연
지난해 대구연극제 출품작 '웃어라 무덤아'에서 할머니 역을 맛깔스럽게 펼쳐 연기상을 거머쥔 김정연(31·여) 씨. 수상에서 말해주듯 그녀는 이미 지역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다. 그녀는 일찍부터 극단 생활을 경험했다. "첫사랑이 연극인이었어요. 고등학생이었던 저는 그를 따라 무턱대고 극단에 들어갔죠." 극단 생활을 하면서 대학에 진학, 연기를 전공하면서 이론적이고 체계적인 연기 공부를 했다.
고향이 울산이었던 그녀는 대구에 터를 잡은 것도 지금의 남편 때문이었다. 현재 대구시립극단 단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권혁 씨와 결혼하면서 대구에 둥지를 틀었다. 아이를 낳고 3, 4년 정도 쉬었지만 일찍부터 연기 경험을 했기에 그녀의 연기 경력은 10여 년에 이른다. 이른바 '중고 신인'인 셈이다.
현재 극단 초이스씨어터 소속인 김 씨는 지금까지 20여 편의 작품에 참여하면서 차곡차곡 연기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무대에 서서 다른 삶을 경험하면서 대리만족하는 게 정말 좋아요. 연극의 가장 큰 매력이죠." 그녀는 무엇보다 연기할 때 캐릭터의 삶을 고민하면서 감정이입을 가장 신경 쓴다. '웃어라 무덤아'에서 할머니 역할을 할 때도 미리 전통시장 등을 찾아다니며 할머니들의 모습을 꼼꼼히 관찰하면서 감정이입에 열중했다. 김 씨는 앞으로 뮤지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어한다. "가창력과 안무 실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에요."
◆"최민식처럼 되고 싶어요"-조성찬
조성찬(26) 씨는 고교 때 이순신 장군 일대기를 다룬 연극을 우연히 단체관람하고서 연극에 빠져들었다. "당시 저도 무대에 서고 싶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들었어요. 하지만 부모님 반대로 대학 때 연기 전공을 못했죠. 어머니가 예술 분야를 전혀 모르는데다 기타에 빠져 생활이 어려웠던 삼촌의 사례를 본 터라 반대가 심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대학교 연극동아리 활동을 통해 연기의 꿈을 키워나갔다. 학사경고를 받을 만큼 동아리 사무실에 살다시피 했다.
대학 졸업 후 그가 선택한 곳은 극단 온누리다. 이후 지금까지 5년 동안 온누리 단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첫 작품 '경숙이, 경숙이 아버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30여 편의 연극에 참여했다. "지난해 공연한 '흉가에 볕들어라'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스스로 가장 연기가 만족스러웠고 주위에서 칭찬도 많이 받았죠." 그의 롤모델은 영화배우 최민식이다. 특히 최근 개봉한 '범죄와의 전쟁'에서 윽박지르고 가족을 챙기는 모습이 꼭 자신의 아버지를 빼닮았다고 한다.
조 씨는 연기할 때 상황 전달에 주안점을 둔다. 조 씨는 여전히 연기를 배워가는 중이다. 특별한 비결보다는 감독의 이야기 하나하나를 새겨듣는 것이 그만의 비결이다. "전공이 연기가 아니라 거기에 대한 콤플렉스가 좀 있어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내년쯤 연기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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