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레퍼토리로 '고전 명작' 정착시키겠다

입력 2012-03-28 07:43:47

이국희 대구시립극단 예술감독의 연임 포부

▲대구시립극단 예술감독에 재위촉된 이국희 감독은 앞으로의 2년을 단원 창작 시도 등 새로운 실험을 통해 시립극단의 레퍼토리를 완숙시키는 시기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시립극단 예술감독에 재위촉된 이국희 감독은 앞으로의 2년을 단원 창작 시도 등 새로운 실험을 통해 시립극단의 레퍼토리를 완숙시키는 시기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2년은 고전 명작들을 대구시립극단의 레퍼토리로 완숙하게 다지는 시기로 만들고 싶어요."

최근 대구시립극단 예술감독을 연임하게 된 이국희(48) 감독은 앞으로 시립극단의 존재감을 관객에게 최대한 드러낼 수 있는 작품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이 감독은 새로운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단원들의 예술적 역량 강화와 자발적 예술성을 이끌어주고자 '단원 창작'을 시도할 예정이다. 단원들이 선택한 목록을 뽑아서 본인들이 직접 작품을 선택하게끔 하고 창작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시킨다는 것. 이 작품들은 5월 중순부터 6월 초까지 3주가량 공연을 선보인다.

"공연할 작품은 다양해요. 여성 단원들만 출연하는 작품도 있고 2인극이나 넌버벌 퍼포먼스도 있어요. 3, 4개 작품을 패키지로 묶어 잇따라 공연을 펼칠 생각입니다."

또한 시즌별 공연을 제작해 시간이 지나도, 표현 양식이 바뀌더라도 남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이 감독은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을 통해 시립극단의 레퍼토리를 누구보다 잘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은 현재의 경제상황과 중장년층 남성의 비애 등과 잘 맞아떨어지면서 지난해 10월 26일부터 12월 9일까지 장기 공연을 통해 연일 매진과 한동안 티켓링크 예매율 1위를 기록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이 감독은 "다른 국공립 극단과의 변별성을 위해 대구시립극단 하면 떠오르는 대표 작품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시립극단의 레퍼토리를 정착시키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립극단은 이 작품을 통해 이미지를 높이는 성과를 얻었고 '전무성'이라는 서울 중견 배우와 시립단원 간의 공동 공연을 통해 단원들의 연기력 향상과 자신감도 얻었다. 이례적인 장기 공연을 통해 장기 공연의 성공 가능성도 보여줬다.

이 감독은 지난 2년을 회상하면서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장기 공연 계획을 세우기에는 무척 짧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 1년은 어쩔 수 없이 전임 감독의 스케줄을 정리하는 시기였고 나머지 1년으로는 본인의 색깔을 내기에는 짧은 시간이었다.

"임기 초반에는 단원과의 신뢰를 쌓는 관계 정립이 쉽지 않더라고요. 일반 극단은 배우들이 극단을 보고 선택하지만 시립극단은 여러 극단에서 능력 있는 배우들이 모이다 보니 개성이 있고 생각이 각자 다르잖아요. 이를 한데 묶는 데 애를 먹었죠."

이 감독은 시립극단의 정체성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 최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찾아가는 공연'이 공공성 차원에서는 바람직하지만 인력 부족 등을 고려할 때는 과도한 부분도 없지 않다는 것.

"예술성과 공공성 사이에 균형을 잘 맞춰야 하죠. 시립극단의 본연의 임무가 무엇인지를 생각할 때 이 문제는 앞으로도 고민해야 할 문제죠."

나중에 자신만의 색깔을 내비친 감독으로 남고 싶다는 이국희 감독, 그의 '2막'이 기대된다.

한편 대구시는 이달 22일 이 감독을 대구시립극단 예술감독으로 재위촉했다. 이 감독은 대구대를 졸업하고 단국대 대중문화예술대학원을 수료했으며 극단 온누리 대표로 활동하는 등 20여 년간 지역 연극계 발전에 애썼다. 1993년 대구연극제 대상 수상을 시작으로 2003년에는 연출작인 '진땀흘리기'로 대구연극제 대상과 연출상을, 전국연극제에서는 은상을 받았고, 2007년에는 '경숙이, 경숙아버지'로 대구연극제에서 대상 및 연출상, 전국연극제 은상을 받았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