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토론' 한 차례만 참가, 전략지역 현안파악도 안돼…알 권리 박
대구 새누리당 총선 후보들이 선거법에 따라 한 차례 하도록 돼 있는 선거관리위원회 주최의 TV 토론 이외의 다른 TV 토론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후보의 됨됨이를 추가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원천차단되는 셈이다.
이 같은 TV 토론 기피에는 '다 이긴 승부에서 굳이 힘쓸 필요가 있냐'는 오만함과 '상대방이 합심해 새누리당만 공격할 텐데 힘 뺄 필요가 없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더구나 새누리당이 전략 후보로 선거일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공천한 '생소한' 후보들은 지역 현안 파악 수준이 낮아 토론회를 가급적 피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케이블TV 토론회를 공동기획하고 있는 대구지역 언론사에서는 후보들의 '토론회 비토'로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새누리당 유승민(동을)'조원진(달서병)'이종진(달성군) 후보는 토론회를 거부했다. 이들 언론사에 따르면 유 후보는 'TV 토론 자체를 안 하겠다', 조 후보는 '1대1 구도이기 때문에 안 하겠다', 이 후보는 '박근혜 중앙선거대책위원장에게 누가 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는 것.
이에 대해 유 후보 측은 "다른 후보와 같은 무대에 서면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밝혔고, 이 후보 측은 "아직 요청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조 후보는 "법정토론회만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현역 의원이 재공천된 다른 지역구도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아 대구시민이 지상파 TV 외에 후보들 간의 설전을 볼 수 있는 기회는 각 지역구당 한 차례도 없을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새누리당 대구시당은 전략공천 지역 후보들이 '법정' TV 토론회가 아닌 일반 TV 토론에 나설 것인지 여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 안 할 수 있으면 안 하겠다는 것이 내심이다. 선거일을 불과 3주 앞두고 전략공천됐기 때문에 지역에 대한 파악이 전혀 되지 않았고, 사실상 공부할 시간도 없기 때문이다.
보통 TV 토론에 앞서 후보들이 많은 시간을 투자해 현안을 숙지해야 하지만 물리적인 여건이 허락지 않는다. 얼굴 알리기 시간도 없는데 토론회 준비에 시간을 빼앗길 수 없다는 것도 이유지만 그보다는 밑천을 드러낼 수도 있다는 게 더 큰 이유라는 비판론도 일고 있다.
앞선 선거에서도 새누리당 후보들은 TV 토론을 대부분 기피해 왔다. 이런 관례가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새누리당 후보로서는 이긴 게임인데 왜 법적 구속력도 없는 TV 토론에 나가느냐'는 참모진과 주위의 권유가 잇따르고 있다.
대구시당은 전략공천지역인 중남구, 동갑, 북갑, 달서갑, 달서을 지역 후보자들 중 ▷해당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의 협조 여부 ▷후보자 개개인의 지역구 현안 숙지 여부 ▷표정, 이미지 등을 토대로 참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막판에 확정한 후보들에 대해서는 '토종 TK'의 공세에 시달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 사실상 참여 확률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치권 주변에서는 새누리당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주민들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오만한 자세라고 비판하고 있다. 후보들의 가치관, 정치력, 지역 현안에 대한 입장, 말하기와 듣기 등 종합적인 이미지를 비교하며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할 경우 역풍이 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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