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23일 오후 출마의지를 접고 물러났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서울시 관악구을 선거구 후보단일화를 위한 경선과정에서 이 공동대표 측 선거운동원의 부정 의혹이 확인된 지 7일 만이다.
이로써 벼랑 끝에 서 있던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선거연대 논의는 회생의 길을 걷게 됐다. 하지만 너무 깊은 상처와 흉터가 남아 선거기간 내내 야권의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또한 내부 노선 투쟁의 흔적은 선거 이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오래 버티지 못했다. 자신의 처신이 진보진영 전체에 대한 도덕성 문제로 비화되고 야권 선거연대가 좌초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 후보와의 경선과정에서 패배한 민주당 예비후보들이 집단적으로 선거부정 의혹을 제기했고 양당연대도 물 건너가는 것처럼 보였다. 통합진보당이 원내의석 확대에 몰입한 나머지 '소탐대실'하고 있다는 지적이 당내외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자 이 공동대표가 모든 책임을 지기로 한 것이다.
이 대표는 "많은 분들이 애써 만들어온 통합과 연대의 길이 나로 인해 혼란에 빠졌다"며 "진보진영의 도덕성을 땅에 떨어뜨린 책임도 나의 것이며 몸을 부숴서라도 책임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진보진영 전체에 부담이 돼선 안 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관계자는 "진보진영의 원내활동 강화를 위한 고육지책이 여론의 역풍을 맞은 것으로 본다"며 "이 대표가 당의 지도자로서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당의 전체적인 전략실패가 이번 파동의 진짜 원인"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민주당과 통합민주당의 갈등은 급격히 수습되고 있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은 더 이상 갈등이 지속될 경우 총선정국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사태 수습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관계자는 "당내에선 이번 파문으로 지역구 의원 20석, 비례대표 의원 5석 이상을 잃었다고 한탄하는 분위기"라며 "현 지도부의 지도력에 대한 문제제기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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