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하우스와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조직위원회, 대구시립오페라단을 묶어 재단법인화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대구시의 로드맵에 따르면 다음 달 중순 대구시의회에 관련 조례 상정, 5월 이사회 구성 및 창립대회, 6월 법인 설립, 7월 법인 출범으로 돼 있다. 전체적인 구성은 민간 경영을 원칙으로 하고, 대표는 경영을, 예술감독은 오페라축제와 공연 등 각종 행사와 공연 제작을 책임지는 형태다.
3개 조직의 일원화는 '오페라의 특성화'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전국에서 자치단체가 오페라하우스와 오페라단을 모두 운영하는 곳은 대구가 유일하다. 여기에다 10년째를 맞은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있고, 각 대학에서 매년 배출하는 음악인까지 포함한다면 대구는 국내에서 오페라라는 특정 장르를 특성화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인 셈이다. 이에 맞춰 산재한 개별 단체의 협력으로 이뤄낼 수 있는 효율성과 시너지 효과를 생각하면 3개 조직의 일원화는 당연하다.
문제는 방법이다. 사실 재단화는 아무리 잘 구성하더라도 장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서로 간섭하지 않는 대표와 예술감독이라는 투톱 체제는 이상적인 것 같아도 실제로는 주도권 다툼에 빠질 위험이 있다. 또한 경영과 예술의 분리도 원론적이다. 대표는 재정 자립도라는 지표로 나타나는 경영을 소홀할 수 없기 때문에 예술적 가치를 더 우선하려는 예술감독과 근본적으로 부딪칠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려면 외부 메세나에 기대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매년 수십억 원 이상을 선뜻 내놓을 기업은 찾기 어렵다. 차선의 방법으로는 자치단체가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하지만 민간 주도형 재단으로 바뀌면 언제까지 지원할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대구시의 3개 조직 재단화 작업은 오페라가 대중적이지 않고, 결코 수익을 낼 수 없는 장르라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는 세계 유명 오페라단이나 오페라하우스 대부분이 공연 수익보다는 기업과 개인의 메세나에 더 의존하고 있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대구시는 재단화에 앞서 재정적으로 계속 지원할 수 있는 확실한 방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다음은 모두 사람 문제다. 전환의 시기에는 혁신적인 인물이 필요하다. 구태에 매달려 적당하게 무난한 인사에게 중책을 맡긴다면 재단이 오페라 발전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몸집만 큰 공룡 신세가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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