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텍스밸리' 실현성 글쎄요…대구시 "사업 중복" 난색

입력 2012-03-21 10:02:31

1조5천억 재원 조달 의문, 선거철 국고 노림수 비판도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가 19일 발표한 지역 섬유 중장기 육성안인 '드림텍스밸리'가 실현 가능성 도마 위에 올랐다.

이미 추진 중인 사업과 중복되거나 재원 확보 가능성이 낮은 사업 계획 등으로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중앙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아내기 위한 문어발식 사업 추진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9일 대경섬산협은 기자회견을 열고 중장기 지역 섬유산업 메가프로젝트인 '드림텍스밸리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2013년부터 5년간 1조5천억원의 예산 투입을 필요로 하는 드림텍스밸리는 ▷드림텍스산업단지 조성 ▷섬유융합기술연구원 설립 ▷첨단융합 스포츠의류산업단지 조성 ▷코리아드림텍스(KDT) 테마파크 조성 ▷텍스타일디자인 기반구축 ▷하이퍼텍스머신 산업단지 조성 등 총 6개 주요 중점 사업으로 구성됐다.

대경섬산협 관계자는 "재도약하고 있는 섬유산업의 육성을 위해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개발과 투자경쟁력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 프로젝트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드림텍스밸리 계획이 발표되자 기자회견장에서는 과연 현실성이 있느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국비와 지방비, 민자를 통해 무려 1조5천억원의 재원을 어떤 방식으로 마련할 것인지, 현재 지역 섬유산업을 제대로 짚어보고 사업을 구상한 것인지 의문이 제기된 것.

섬유업계 역시 드림텍스밸리 사업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한 섬유업체 대표는 "섬유기계 산업단지가 조성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지금 경산에 있는 한국섬유기계연구소 주변에 섬유기계 업체가 몰려 있다는 이야기도 못 들어봤는데 과연 이것이 실현 가능하겠느냐"고 물었다.

대구시도 중복되는 사업을 포함하고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코리아드림텍스 테마파크의 경우 2014년 완성되는 대구텍스타일컴플렉스(DTC)와 유사한 점이 많다"며 "1천200억원을 들여 DTC를 만드는데 또 3천600억원을 들여 비슷한 KDT를 만들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최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지역 섬유산업에서 각기 다른 여섯 가지 대형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과연 옳으냐는 시각도 있다. 한 섬유산업 전문가는 "드림텍스산업단지와 융합기술연구원의 경우 필요한 부분일 수 있지만 나머지 텍스타일디자인 기반구축 사업과 스포츠의류산업단지 등은 기존의 다른 연구소들이 하고 있는 업무"라며 "꼭 필요한 부분을 명확히 짚고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계획이 나왔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경섬산협 최해남 부회장은 "드림텍스밸리 계획은 장기 프로젝트로서 현재 환경에서 말을 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예산과 규모 등은 좀 더 연구해서 구체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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