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재테크] 물가연동국고채

입력 2012-03-15 13:11:23

물가연동국고채(이하 물가채)는 채권의 원금과 이자를 물가에 연동시켜 투자자의 실질 구매력을 보장해주는 채권으로 높은 안정성을 자랑한다. 특히 2010년 6월에 발행된 물가채부터는 물가연동계수 하락으로 만기에 액면 이하로 상환될 가능성이 있을 때, 액면가액만큼 정부가 지급을 보장한다. 발행 방식은 발행 금리를 사전에 결정하고 주어진 발행 금리에 따라 인수 물량을 결정하는 '고정금리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물가 상승이 진행될수록 채권이나 화폐의 실질가치는 하락하게 되지만 물가채에 투자할 경우에는 원금 및 이자가 물가지수에 연동되기 때문에 투자금액의 실질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물가채는 일반적인 국고채에 비해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 따라서 중도환매 시 매각이 완료될 때까지 현금화가 지연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또 중도환매 시 매각에 따른 매매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최근 낮은 국고채 금리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로 물가채가 대체 투자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물가지수 변경에 따른 명목채 대비 물가채의 상대적인 가격 하락 효과는 이미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올해 국채발행 계획에 구체적인 물가채 시장 활성화 방안이 명시되면서 물가채의 유동성 디스카운트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물가채의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지만 올해 물가채 수익률에 대한 기대치는 낮출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물가상승은 공급충격에 기인한 바가 컸다. 올해 물가상승 압력은 경기부진과 정책당국자의 물가안정 의지, 기저효과 등으로 지난해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주요 경제전망 기관들도 올해 물가상승률을 3%대 초반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공급 측면에서 물가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물가를 활용한 매매 접근도 가능하다. 만기 보유 목적의 투자자라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현실화되기에는 이른 시점인 올 2분기가 적절한 매수시점이 될 수 있다.

물가채는 금융위기 후 전 세계에 공급된 유동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3~5년 후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수단도 제공한다. 다만 시점을 세부적으로 타진하기보다는 물가채 만기까지 연평균 물가 상승률이 BEI(명목국채금리-물가채금리)보다 얼마나 높을 것인가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가채는 소득세법상의 이점 때문에 거액 개인 자산가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소득세법상 만기 10년 이상의 장기 국고채는 분리과세(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 금융자산에서 제외)된다. 또 채권의 원금 상승분에 대해서는 개인에게 과세하지 않는다(법인이나 펀드는 과세).

물가채는 물가상승에 따른 원금 상승분을 만기에 상환받는 구조이고 표면이자율이 낮기 때문에 이자소득 원천징수의 절대세액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물가채의 실질금리+연간물가 상승률은 현 은행 1년 정기예금 금리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세후 수익은 훨씬 높다. 예를 들어 개인이 38% 세율을 적용받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이고 '물가채 수익률(0.77%)+올 예상물가상승률(3.3%)'이라고 가정할 때, 세금을 감안한 물가채의 정기예금 환산금리는 6.2%로서 현재 정기예금 금리를 훨씬 상회한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아니더라도 일반 금융소득세를 감안한 정기예금 환산금리가 약 4.8%인 점을 감안해 보면 정기예금에 비해서도 우수한 수익률을 보인다.

정리·이경달기자

도움말·이흥식 하나은행 대구중앙지점 골드클럽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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