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야박물관에 모셔진 '점필재 유품'

입력 2012-03-14 07:23:32

대가야박물관에 보관
대가야박물관에 보관'전시중인 김종직 선생의 교지.

대가야박물관에는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유품인 당후일기, 상아홀, 옥벼루, 매화벼루, 강독죽통(경서통), 영의정 추증 교지, 문충공 시호 추증교지를 비롯해 어머니인 밀양 박씨와 부인인 창녕 조씨가 각각 선생에게 보낸 편지글이 보관'전시돼 있다. 또 성종이 직접 하사한 유리 주병과 관직 생활을 하면서 받은 각종 교지, 부인인 창녕 조씨와 남평 문씨에게 내린 교지 등도 함께 있다.

'당후일기'는 김종직 선생이 52세 때인 1482년(성종 13) 승정원에 있으면서 쓴 글로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의 별칭이다. 표지를 제외하고 모두 44장이다. 표지에는 필재당후일기(畢齋堂后日記)라고 쓰여 있다. 처음 2장과 마지막 1장이 약간 훼손됐을 뿐 보관 상태가 양호하다. 1482년 11월 1일부터 12월 25일까지 약 두 달분이 수록돼 있다.

'상아홀'(象牙笏)은 관복을 입고 신하가 왕을 뵐 때 손에 쥐는 도구이다. 앞면에는 임금이 신하의 이름과 직함을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표시하고, 뒷면에는 임금에게 전할 말을 기록해 실수하지 않으려는 실용적인 용도로 사용됐다.

'옥벼루'(玉硯)는 조선 9대 왕인 성종이 김종직 선생에게 내려준 하사품이다. 모서리면에 전서체로 '필옹옥우'(畢翁玉友)라는 글씨가 쓰여 있다. 필옹(畢翁)은 김종직을, 옥우(玉友)는 문방사우 중의 하나인 옥으로 된 벼루를 뜻한다. 온 마음으로 학문을 연마한 김종직의 인품을 느낄 수 있다.

'매화벼루'(梅花硯)는 조선시대 훈구파에 대항해 도덕정치의 실현을 지표로 삼았던 김종직의 삶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품이다. 앞면에 새겨진 매화 조각은 당장이라도 꽃을 피울 것 같은 꽃봉오리와 향취가 느껴진다. 벼루의 아래쪽에는 곧고 힘찬 대나무가, 위쪽에는 구름 무늬가 조각돼 있어 생동감이 넘친다.

'강독죽통'은 죽간과 한지로 만든 통이다. 죽간은 대나무를 길이 14~15㎝, 폭 5~6㎜, 두께 1~2㎜ 내외로 얇게 다듬고 양면에 유교 경전의 구절을 붓으로 적어 놓았다. 1천410여 개 죽간에 2천820여 개의 유교 경전 구절이 적혀 있다. 경서통은 여러 겹의 한지로 둥근 통을 만들고 그 표면에 옻칠을 한 원통으로,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출타할 때 경전의 구절을 암기하기 위해 들고 다니던 것이다.

정창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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