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기차 시대, 지역 자동차산업의 전망과 대응

입력 2012-03-09 07:42:27

김영석 대구경북기계부품 연구원 원장
김영석 대구경북기계부품 연구원 원장

가상 같은 실제, 실제와 같은 가상이 다양한 IT 미디어 콘텐츠들의 도움으로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부품산업은 기존 생산성, 내구성, AS편의성 등의 산업적 관점을 넘어 감성적'환경적 니즈를 부가하여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맥킨지는 2020년까지 전체 자동차의 10~15%가 친환경 교통수단인 전기차로 바뀐다고 예상하고 있으며 GM의 Volt, 포드의 Focus EV, Volvo의 C30 electric, 니산의 Leaf 등의 전기차가 2012년부터 양산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2004년과 2010년 '친환경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에 관한 법률'과 '저탄소녹색성장법'을 제정했고 교통부문에서 온실가스 34%의 감축목표를 수립했다.

그 일환으로 2020년까지 전기차 100만 대 보급(내수 30만 대, 수출 70만 대)과 세계시장 10% 점유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 속에 지난해에는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에너지를 사용해 모터로 구동되는 전기차 '블루온'을 선보인 이후 1회 충전으로 139㎞까지 주행 가능하고 소음진동이 거의 없는 양산형 전기차 레이 EV의 출시계획이 소개되면서 본격적인 전기차 양산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전기자동차를 포함한 그린카의 보급'확대와 관련해 일부 자동차 1차 부품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구경북지역의 자동차 부품기업들은 전기자동차 시대에 대비한 시장진입을 위한 연구개발과 사업 전략수립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 자동차부품산업이 10년, 20년 후까지도 대구의 대표적인 산업의 하나로 지속 성장이 가능할지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전기모터와 배터리로 대표되는 전기차 시대에는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부품과 관련한 연료계통과 파워트레인 등 많은 지역의 자동차 부품산업이 존폐위기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응한 대응전략과 구조전환 노력이 절박한 실정이다.

자동차 산업이 더 이상 기계산업이 아닌 전기전자반도체산업으로 불리는 신 자동차 산업시대에서는 자동차 완성차 업체가 없는 지역상황을 고려하면 오히려 지역 중소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전기자동차 부품에 요구되는 융복합 제품기술을 조기에 선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산학연관이 협력해 전기차 시대에 대응한 공동 연구개발에서부터 시험평가, 인력양성, 실증사업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또 국가의 전기차 정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컨트롤 타워로 '대경 전기차 협의체'(가칭)를 설립할 필요가 있다.

대구기계부품연구원에서는 그동안 '대구자동차부품개발지원센터구축사업'을 통해 차량전장부품개발과 구동모터의 설계 및 제어, 신뢰성 평가 환경을 구축했으며 모터분야의 전문인력 양성을 통해 지역 기업의 전기차 시대의 기술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역 여러 연구지원기관에서 전기차 산업을 지역의 미래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ITS기반 지능형자동차부품시험장 건립사업'과 'IT자동차 융합연구센터', '그린카부품사업' 등의 연구 및 기술지원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지역의 자동차 부품산업체들의 관심과 참여가 그리 많지 않은 현실이다.

지역의 보다 많은 자동차 부품산업체와 연구지원기관들이 협력해 전기차 시대에 대응한 핵심 요소기술들을 공동 개발, 공유함으로써 지역 자동차부품산업이 국내외 완성차업체로부터 기존의 제조의뢰수준의 생산방식으로부터 벗어나 독자적인 기술 경쟁력을 갖추어 다가올 전기차 산업에서의 시장선점을 기대해 본다.

김영석 대구경북기계부품 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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