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어린이에게 물었다. "커서 뭐가 되고 싶어요?" 그 어린이는 주저 없이 대답한다. "의사가 될 거예요." 그런데 그 다음 말은 묻기도 전에 자랑스럽게 한마디 덧붙인다. "의사가 되어서 돈 많이 벌 거예요." 실제 어느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리포터가 인터뷰한 내용이다.
사회에서 사람들이 부러워하고 되고 싶어 하는 직업이 오로지 돈 때문에 결정된다는 것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모든 직업에는 사회적 윤리와 소명이 있지만 특별히 사람을 다루고 양성하는 교육 종사자나,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법률가, 그리고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들은 특별한 선택을 받은 이들이다. 그들이 돈을 목적으로 이런 직업을 택하고 자신의 인격을 팔아 돈을 모으는 데 열중한다면, 그들의 외적 삶은 번듯해 보일지라도 내면은 가장 슬프고 초라할 것이다.
"날이 어두워지면서부터는 입장들이 뒤바뀌어 위로하는 사람과 위로받는 사람을 거의 구별할 수 없게 되었다." "열차의 좌석을 흡연석과 금연석으로 구분해 놓았다." "크고 작은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개성을 갖고 있다." "인사 과정에서 지연이나 학벌에 따른 차별은 철폐되어야 한다."
앞서의 예문에 나오는 '구별' '구분'과 '차이' '차별'에 대해 알아보자.
'구별'은 성질이나 종류에 따라 차이가 남 또는 성질이나 종류에 따라 갈라놓음을 뜻한다. '신분의 구별' '공과 사의 구별' 등으로 쓰이며 "요즘 옷은 남녀의 구별이 없는 경우가 많다."로 활용한다. '구분'은 일정한 기준에 따라 전체를 몇 개로 갈라 나눔을 말하며 "구분을 짓다." "서정시와 서사시의 구분은 상대적일 뿐이다."로 쓰인다. '구분'은 하나의 어떤 것을 몇 개로 나눈다는 것에, '구별'은 나누어진 각각의 것들에서 차이를 인식한다는 것에 초점이 놓여 있다.
'차별'은 둘 이상의 대상을 각각 등급이나 수준 따위의 차이를 두어서 구별하는 것을 뜻한다. '남녀 차별' '적서 차별'로 쓰이어 "우리 직장은 능력에 따른 차별이 심하다." "여성 단체들은 여성에 대한 차별 대우에 조직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로 활용한다. '차이'는 서로 같지 아니하고 다름 또는 서로 같지 아니하고 다른 정도나 상태를 말한다. '성격 차이' '능력 차이' '세대의 차이'로 쓰이며 "이것과 저것은 차이가 있다." "그들은 서로의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했다."로 활용한다. '차이'가 서로 같지 아니하고 다름 또는 그런 정도나 상태만을 뜻하는 것이라면 '차별'은 그러한 차이를 두어서 구별한다는 의미까지 나타낸다.
우리는 상대방이 나와 다른 것을 참지 못할 때가 많다. 사랑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그렇기에 '사랑은 참고 기다리는 것'임을 마음 깊이 깨달아야 한다.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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