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들어올 거대자본 산업 각 부문 잠식 우려
한국과 미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내달 15일 발효함에 따라 양국 관계는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됐다.
세계 최대 경제권과의 무역 국경 해제는 우리 경제의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의미한다.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23%를 차지하는 거대시장과의 자유 무역은 우리 경제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봇물 터지듯 밀려드는 거대 자본은 우리 경제의 또 다른 위협 요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FTA 시대 우리 경제 생존의 관건은 결국 글로벌 무역 경쟁력 강화에 달려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미 FTA 발효의 긍정적 영향은 상호 교역 및 투자 확대다. 수출 증가로 생산량이 늘어나면 원가 절감과 고용 증가로 이어져 한국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교섭본부는 "FTA가 시행 중인 칠레, 아세안, 인도 등과의 교역액 증가 속도를 보면 시행 전후 무역액이 20~30% 정도 증가한다"며 "전 세계 경기침체 영향을 받겠지만 FTA 발효로 한'미 간 교역량은 적잖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국책연구기관들은 FTA 경제효과에 대해 향후 15년간 수출은 13억달러, 무역수지는 1억4천만달러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고용은 35만 명 증가를 예상했다.
특히 당장 관세가 철폐되는 우리의 주력 업종인 자동차, 차 부품, 석유제품, 전자, 반도체 등이 FTA 혜택을 가장 많이 볼 것으로 보인다. 관세 등 거래비용이 줄고 통상마찰이 완화돼 그만큼 공격적인 마케팅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양국 인적 왕래가 증가하면 고질적 규제와 불합리한 관행을 타파해 국가'사회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를 괴롭혔던 지정학적 안보위험도 FTA를 통해 상당 부분 희석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미 FTA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한'미 FTA로 값싼 미국산 농'수'축산물이 몰려오면 우리 농'수'축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미 FTA에 따른 서비스업 개방은 또 경쟁력이 낮은 각종 국내 서비스업체들을 도태시킬 수밖에 없다. FTA로 개방되는 서비스 분야는 법률, 회계와 세무, 금융, 교육, 공공서비스 등 방대한 영역에 걸쳐 있다.
그간 국내 서비스업은 경쟁이 없는 독과점적 시장에 안주해 왔던 게 사실이다. 자본력으로 무장한 미국 업체들이 국내 업체들과 경쟁하면 시장 개방에 따른 서비스 질 향상과 일자리 증대 등의 긍정적 효과도 기대되지만, 경쟁력이 약한 영세업자의 몰락과 공공성 하락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FTA 시대 생존을 위한 체질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며 "서비스 개방을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만들기 위한 국가 차원의 치밀한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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