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與 절대우세 속 野 "싹쓸이 결과가 뭐냐"
'새누리당 열세, 민주통합당 우세' 라는 전국적인 총선 전망과 대구경북의 판세는 완전히 다르다. 이번에도 여전히 새누리당의 절대 우세가 점쳐진다. 무소속 선전, 야권 약진 등의 현상은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나타날 전망이다.
판세뿐만 아니라 이슈도 다르다.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총선 정국이 전개되고 있는 전국은 '한'미 FTA'나 '이명박 정권 심판론' 등의 이슈로 들끓을 공산이 크다.
전국이 시끄러워도 대구경북은 아니다. 이런 전국적인 흐름과는 다른 기류가 형성되리라는 게 지역 정치권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바로 '박근혜 지키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에서마저 새누리당 후보가 떨어진다면 박 위원장이 위험하다"는 논리로 새누리당에 대한 '몰표몰이' 시도가 전개될 공산이 크다.
이는 새누리당의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다. 지난해 가을부터 안철수 서울대교수의 바람이 세차게 몰아칠 때도 대구경북은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지지율이 더욱 올라가는 현상을 보인 곳이다. 전국적으로 안철수 바람에 이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돌풍이 거세지고 있어도 요지부동이다. 바로 박 위원장의 존재 때문이다.
전국 여론의 평준화 계기가 됐던 설 연휴 때도 대구경북의 여론은 '박근혜'였다. 현 정부에 대한 성토에 이어 "저러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될 수 있겠나"라는 말들을 빠짐없이 할 정도였다. 전원 새누리당 소속인 현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평가절하와 성토가 이어져도 '박근혜 지키기'에는 열심이었다.
새누리당은 이런 대구경북의 정서를 총선에서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후보 내세우기보다 박 위원장 부각에 주력할 것이다. 주성영 대구시당 위원장과 최경환 경북도당 위원장 역시 지역의 한 TV프로에 출연해 '박근혜 마케팅' 전략을 부인하지 않았다. 새누리당 경북도당의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가 될 것이 확실한 박 위원장을 지켜주는 마지막 보루가 대구경북이 되어야 한다"며 "여기서 새누리당이 지켜내지 못하면 개헌저지 마지노선인 100석마저 위협받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박 위원장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며 표심을 자극했다.
이에 맞서는 민주통합당과 야권 성향 후보들은 박 위원장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은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이 더 거세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대신 이들은 "총선과 대선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새누리당 전원 싹쓸이에도 불구하고 현역 국회의원들의 존재감이 낙제점에 가까웠다는 점을 들어 '새누리당 국회의원만 뽑아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민주통합당 대구시당의 관계자는 "매번 싹쓸이로 밀어줘도 돌아오는 것은 무력감밖에 없었다. 되고 나면 팔짱끼는 새누리당의 '웰빙' 의원들에 대한 심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 수성갑 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은 "신공항 무산 과정에서 분명히 보았지 않느냐. 지역발전을 위해서도 야당 국회의원의 존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고 강조했다. 대구 중남구에 무소속으로 도전장을 내민 이재용 전 환경부장관 역시 "새누리당의 박근혜 마케팅에 정면으로 맞설 수는 없다"면서도 "귀에 못이 박일 정도로 뻔한 새누리당의 '싹쓸이' 호소에 대해 유권자들이 현명한 판단을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동관 정치부장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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