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재벌의 천민자본주의적 행태가 해외 유력 언론의 도마에까지 올랐다. 영국의 세계적인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달 11일 한국 주식시장이 저평가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재벌의 후진적인 지배구조라고 지적했다. 경영권을 2세에 넘겨주고 세금을 포탈하며 가족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회사 자산을 이용하는 비도덕적 책략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그동안 북한 변수가 한국 주식시장 저평가의 원인으로 지적되어 왔지만 지난해 김정일 사망 이후 주가지수와 환율이 빠르게 제자리를 찾은 사실에 비춰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했다. 결국 한국 기업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고, 나아가 한국 경제가 실력에 걸맞은 대접을 받으려면 재벌의 후진적인 지배구조부터 혁파해야 한다는 것을 이코노미스트는 강력히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백번 옳은 지적이다. 지금과 같은 지배구조로는 소액주주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것이 일감 몰아주기다. 일감 몰아주기의 경우 보통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일감을 자녀 회사에 준다. 이는 그렇지 않았으면 모회사가 더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해 모회사 주주들의 주식가치를 그만큼 떨어뜨린다. 반면 오너의 자녀는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경영권을 물려받게 된다. 회생이 힘든 계열사에 대한 자금 지원 역시 같은 결과를 불러온다.
이는 총수나 그 일가의 배만 불릴 뿐 기업 가치는 오히려 떨어뜨려 소액주주나 국민경제 전체에 피해를 몰고 온다. 용서할 수 없는 반사회적 행위다. 재벌은 갈수록 배가 부른데 국민은 가난한 작금의 현실은 시한폭탄과 같다. 그 임계점은 지금 바로 앞에 와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점에서도 재벌 개혁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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