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이 대규모 '어닝 쇼크'에 빠졌다. 세계적 경기 둔화와 유럽발 경제 위기가 불러온 시장 심리 불안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은행권은 지난해 독야청청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245곳 가운데 영업이익이 적자거나 줄어든 상장사가 전체의 57%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상장사의 4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에도 못 미치면서 10개 중 8개 기업은 '어닝쇼크'에 빠졌으며 적자나 영업이익이 줄어든 기업도 절반을 넘어섰다.
세계적인 경기 둔화와 내수 침체 등으로 국내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악화는 어느 정도 예견된 상태였고 시장도 이를 반영해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증권사들의 전망치(컨센서스)가 있는 기업 43곳 중 38곳(88.4%)이 시장 전망에도 못 미치면서 국내 기업 상황은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이 실적 예상치를 전망한 기업 중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기업들도 전망이 어둡긴 마찬가지.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발표를 앞둔 60개 기업 중 30개는 지난해 3분기보다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상장사들의 저조한 실적과는 달리 국내 은행권은 역대 최고의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순이익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장사는 21곳. 이 중 신한, KB, 우리, 기업, 외환, 하나금융지주 등 시중은행이 6곳이 포함됐다. 2일과 9일 각각 실적을 공개한 BS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의 3천억원대 연간 순이익과는 엄청난 규모의 차다.
특히 신한금융지주는 은행권 최초로 3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현대차, SK, 포스코, 기아차, 현대중공업에 이어 순이익 순위 7위에 오를 전망이다. KB, 우리금융 등도 순이익이 2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양상은 대구경북 주요 상장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대구경북 '빅3'로 분류되는 포스코, 제일모직, DGB금융지주의 경우 지난해 순이익에서 각기 다른 양상을 보였다.
포스코는 지난해 순이익 3조7천억원으로 전년도 4조1천856억원에 비해 11.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모직은 2천591억원의 순이익으로 전년도 2천763억원에 비해 170억원가량 줄어 제자리걸음 양상을 보였다. 다만 제일모직은 전분기 순이익(724억원)에 비해서는 반토막 난 404억원의 순이익을 보여 4분기 실적이 전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DGB금융지주는 순이익 3천99억원으로 전년도 2천131억원에 비해 45.4% 늘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어닝쇼크(Earning Shock)-기업이 실적을 발표할 때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저조한 실적을 발표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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