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학교 교육의 변화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수업 방식의 변화다. 가르치고 배우는 형태가 아니라 끄집어내는 방식의 수업이 그것이다.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여 핵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협동학습, 팀 프로젝트 학습, 문제 중심 학습 등 다양한 방법이 이루어지고 있다.
리서치 앤 에듀케이션(Research and Education'R&E) 프로그램을 운영, 논문을 쓰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논문은 자신의 진로'진학 방향과 관련된 분야를 주제로 삼고 전문가의 도움 아래 스스로 연구를 진행해 쓴다는 측면에서 자기주도적 학습의 최종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R&E는 학생뿐만 아니라 학교의 교육력을 키우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외부 전문 인력과 연계된 교육에 참여함으로써 교사의 교수'학습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기회이자, 다소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 교사 재교육 프로그램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대건고 경우 지난해부터 R&E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인문사회연구소, 수리생물학회 등 인문'자연 분야 연구기관들과 협약을 맺고 학생들이 학교 안팎을 넘나들며 자신의 잠재력을 키울 수 있게 하였다. 1학년 학생들의 경우 1, 2학기와 겨울계절학기 방과후 수업과 고교 교육력 제고 수업을 통해 박사급 외부 인력으로부터 문장론, 비교문화, 국제경제, 영어독해, 고급수학, 고급물리, 고급화학, 고급생명과학 등 진로 관련 분야 R&E 기초과정을 마쳤다. 올해는 주제별로 연구팀을 만들어 지역 대학과 연구소 교수진들의 지도 아래 연구에서부터 논문 발표까지 끝낼 계획이다.
대학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전형이 확대되고 진로 활동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R&E는 이제 모든 고교가 받아들여야 할 프로그램으로 보편화되는 추세다. 따라서 학교와 교사들은 R&E에 대한 편견이나 공포감을 버려야 한다. 학교 교육을 교사만 하는 게 아니라 전문 연구 인력과의 협동으로 발전시킨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학생들 역시 R&E를 과학고나 최상위권 학생들의 전유물로 여길 필요가 없다. 자신의 진로와 관련해 체계적인 읽기와 쓰기의 토대를 만들어주고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관찰력과 탐구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필수적인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최덕천 대건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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