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동의보감] 수족냉증(手足冷症)

입력 2012-02-02 14:18:42

"몸 따뜻하게 하고 과로·스트레스 피해야"

'발이 시려서 잠을 이룰 수 없다, 무릎이 시리다, 아랫배가 얼음같이 차다.'

추운 겨울철이 되면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한방에서는 이처럼 몸의 특정 부위가 유난히 차가워져 일상 생활이 힘든 경우를 '냉증'(冷症)이라고 한다.

통계에 따르면 냉증은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정도 많으며, 특히 갱년기 여성이나 난소 기능이 약한 여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여성의 난소 호르몬 기능이 떨어지면 교감신경은 촉진되고 부교감신경은 억제된다. 피부 혈관의 수축으로 몸의 온도가 떨어져 냉증을 유발시킨다.

한의학에서는 음양오행 중 음(陰)에 속하는 여성이 추위에 더욱 약하다고 본다. '여성은 늘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이런 까닭이라고 할 수 있다.

냉증에는 흔히 '손발이 시리다'고 표현하는 수족냉증(手足冷症)이 가장 많다. 이는 혈액순환 장애나 영양 불충분으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한의학적으로는 비주사말(脾主四末)이라 하여 소화 기능이 원활하지 못하면 팔다리 사지의 말초혈관에 순환장애를 일으켜 특히 손발이 싸늘해지는 것으로 본다. 음식에 급체한 사람이나 차 멀미하는 사람이 토하려고 할 때 손발이 싸늘해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 또한 비주기육(脾主肌肉)이라 하여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은 피하지방이 적기 때문에 쉽게 추위를 타며 냉증이 빈발하게 된다.

양방에서는 수족냉증이 심해져 손가락과 발가락 색이 변하는 것을 레이노병이라고 한다. 그 특징은 여성이 남성보다 2배나 잘 걸리고 대개 20대 초반에 시작해 10년 이상 지속된다. "손가락이 추위에 민감한가" "추위에 노출되면 손가락 색깔이 변하는가" "그 변한 색깔이 흰색이나 푸른색인가"라는 세 가지 질문에 모두 "예"라는 대답이 나오면 레이노병으로 진단할 수 있다.

수족 냉증에는 생강대추차를 마시면 도움이 된다. 동의보감에 '생강은 성질이 따뜻해 풍한과 습기를 없애 주고 대추는 소화기를 보호하고 따뜻한 기운을 북돋워 준다'고 되어 있다.

냉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평소 몸을 따뜻하게 하고 과로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게 좋다. 이렇게 하면 우리 몸의 자율신경이 항상 일정한 리듬을 가지기 때문이다. 또한 피로하거나 공복 시에 냉증이 더욱 악화될 수 있으므로 충분한 휴식과 규칙적인 식사로 비위 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냉증에는 마늘, 고추, 생강 등으로 만든 음식과 쑥, 인삼, 구기자, 대추, 계피 등의 따뜻한 차를 수시로 마시는 것이 좋다. 또한 냉수 마찰, 건포 마찰로 피부를 단련하고 혈액순환을 왕성하게 하면 추위에 대한 내성을 기를 수 있다. 그러나 몸이 차다고 무조건 땀을 내는 방법은 오히려 냉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도움말'박영선 대구한의대 한방여성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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