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스마트가전…올 대세는 지능형 전기절약

입력 2012-01-31 07:48:05

올해 가전업계의 화두는 지능형 전력망인 스마트 그리드 기능이다. 사진은 시간대별, 계절별 차등요금 정보를 끌어와 스마트가전 제품들과 정보를 주고받는 LG전자의 스마트 서버의 모습. LG전자 제공
올해 가전업계의 화두는 지능형 전력망인 스마트 그리드 기능이다. 사진은 시간대별, 계절별 차등요금 정보를 끌어와 스마트가전 제품들과 정보를 주고받는 LG전자의 스마트 서버의 모습. LG전자 제공

'맞벌이 주부 A씨는 아침에 냉장고에 부착된 LCD 모니터로 이마트에서 저녁 반찬거리를 주문한 뒤 출근한다. 한참 일을 하다 집에 있는 아이 생각에 스마트폰으로 로봇청소기에 부착된 카메라를 원격 조정해 아이가 놀고 있는 모습을 확인한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도착한 뒤 세탁기를 돌리는데 갑자기 작동을 멈추는 세탁기, A씨가 스마트폰으로 고장원인을 찾아내자 다시 작동한다. 저녁시간 1, 2시간 전이 되자 아침에 주문한 반찬거리가 집에 도착한다.'

A씨의 일상은 지난해 생활가전의 트렌드인 '스마트'를 대변해준다. 스마트에어컨, 스마트세탁기 등 똑똑해진 가전제품들 덕분에 생활은 더 편리해졌다.

2012년 올 한 해도 스마트가전의 강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2012년 스마트가전들은 어떤 모습으로 진보할까. 지난해 일부 고가제품에 적용됐던 지능형 전력망 기술인 '스마트 그리드' 기능이 탑재된 가전제품들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생활편의뿐만 아니라 전기요금까지 절약할 수 있는 똑똑한 제품들이 2012년의 새로운 트렌드다.

◆2011년은 스마트가전의 원년

지난 한 해는 가전업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 전쟁으로 뜨거웠다.

스마트가전의 문을 연 제품은 '에어컨'이다. 지난해 1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연이어 스마트 기능을 탑재한 에어컨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의 김연아 에어컨은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에어컨을 작동시키는 '스마트 온' 기능을 갖췄고, LG전자는 손동작을 인식해 리모컨으로 바람 세기와 방향을 조절하거나 스마트폰의 휘센앱으로 리모컨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에어컨을 출시했다.

이후 스마트 바람은 세탁기로 이어져 스마트폰을 이용해 제품 상태를 진단하고 자가 조치하는 기능을 갖춘 세탁기가 나왔다. 카메라를 내장한 로봇청소기는 촬영된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어 CCTV의 기능까지 갖췄다.

스마트냉장고로는 장을 볼 수도 있게 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E커머스 기능을 갖춘 냉장고를 출시해 소비자들은 냉장고에 부착된 스크린을 통해 식료품을 주문하고 배달받을 수 있게 됐다.

스마트냉장고의 LCD 화면으로는 쇼핑기능 외에도 날씨, 뉴스, 일정관리, 메모, 사진전송 등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고,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요리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등 스마트냉장고는 똑똑한 가전제품의 정수를 보여줬다.

◆2012년엔 더 똑똑한 가전제품

올해는 가전제품이 더 똑똑해질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일부 스마트제품에 선보인 스마트 그리드 기능이 본격 탑재된 가전제품들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그리드의 핵심은 '지능형 전력망'. 기존 전력망에 IT기술을 접목해 전력 운용효율과 신뢰도를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스마트 그리드 기능이 가전제품에 적용되면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전기료가 가장 저렴한 시간대에 전력을 소모하는 등 전기 요금 절감에 효과를 볼 수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그리드 사업에 따르면 2012년까지 지능형 전력망 구축 기반을 조성하고 2013년부터 도시 단위에 지능형 전력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지능형 송배전시스템이 확대 적용되고 실시간으로 운영되는 것은 2013년부터지만 구입 후 사용기간이 긴 대형가전들은 올 상반기 신제품부터 스마트 그리드 기능이 탑재될 전망이다.

지난해 고가제품에 적용됐던 스마트 기능이 중저가 제품까지 확대될지도 기대된다. 스마트가전이 대세로 떠오른 만큼 중저가 제품 시장도 스마트 기능을 통해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기 때문이다.

◆용량 900ℓ 냉장고와 세탁시간 15분대 세탁기

제조업체들은 스마트 기능 외에도 다양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먼저 냉장고 용량 경쟁. 지난해에는 양문형 냉장고 크기 전쟁이 벌어졌다. LG전자가 지난해 3월 850ℓ 양문형 냉장고를 선보인 후, 삼성전자가 9월 860ℓ 초대용량 제품을 출시했다. 이어 LG전자가 10월 말 870ℓ로 세계 최대 용량을 경신했다. 핵심은 냉장고들이 모두 외부크기는 유지하면서 내부 용량만 늘린 것.

올해도 제조사들은 냉장고 크기를 유지하면서 내부 부피를 늘리는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900ℓ 수준까지 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통돌이는 가라' '거품은 쉽게 꺼집니다' 등 상대 제품을 비방하는 광고로 치달았던 세탁기 기술 경쟁도 계속된다. 세탁기 경쟁은 세탁시간 단축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5월 '19분' 세탁을 내세운 버블샷 드럼세탁기를 출시한 뒤, LG전자는 7월 '17분' 빨래가 가능한 '트롬 6모션 2.0' 드럼세탁기를 선보였다. 올해는 이 경쟁이 계속돼 15분대로 세탁시간이 짧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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