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카페·호텔·병원…장례식장

입력 2012-01-26 07:03:24

영역 넓혀가는 갤러리

작품을 전시하는 전시공간이 갤러리뿐 아니라 장례식장, 병원, 카페 등 일상공간으로 확대되고 있다. 갤러리모레아(위) 패밀리레스토랑
작품을 전시하는 전시공간이 갤러리뿐 아니라 장례식장, 병원, 카페 등 일상공간으로 확대되고 있다. 갤러리모레아(위) 패밀리레스토랑 '세 남자의 이야기'의 그림 전시 (아래).

"장례식장에 갤러리가 있다고?"

최근 미술에 대한 관심이 넓어지면서 곳곳에 미술품을 전시하는 이색 갤러리들이 늘고 있다.

장례식장과 노인병원 내에 위치한 갤러리모레아(053-801-9996)는 지난해 4월 문을 열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병원과 장례식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오태호 갤러리모레아 대표는 "30년 이상 작품을 수집했는데, 전시공간이 없는 수성구 욱수동과 경산 지역 시민들에게 작품 감상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다는 것이 오 대표의 말이다.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입원환자들과 그 가족들, 장례식장 방문객이 갤러리에서 작품을 감상하며 위로를 많이 받고 간다고 했다. 카페를 겸해 운영하고 있는 갤러리모레아는 28일까지 '삼동설한에 핀 꽃과 다기'전을 열고 있다.

이제 카페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카페 브라운골드, 사과나무 등 카페는 정기적으로 전시회를 열며 미술 감상 인구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카페 '브라운골드'는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전시를 열고 있다. 카페 벽면에 작품을 걸어두어, 사람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작품에 머물게 된다. 장민정 대표는 "20, 30점 작품을 걸고 있는데, 그림을 보기 위해 들어오는 손님들도 있으니 작가와 커피숍 모두 좋다"면서 "커피를 마시러 왔다가 그림을 보고, 그림을 보다가 커피를 마시고. 서로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인테리어 효과도 있다. 작품에 따라 카페 분위기가 바뀌니, 늘 새롭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가들에게도 인기가 많아, 6월까지 전시계획이 잡혀 있다. 카페 브라운골드에선 2월 4일까지 이성훈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중구 봉산동에 위치한 카페 '사과나무'(053-291-5258)는 지난달 사진가집단 LUZ의 자선기금마련 기획전을 열었다. 벽면에 정성태, 김규형, 박순경, 박종하, 우재오, 장인환 등 저마다 다양한 분위기의 작품을 걸어 호응을 얻었다.

패밀리레스토랑 '세 남자의 이야기'(053-801-1919)는 30여 점의 작품을 벽면에 늘 걸어두고 있다. 주요 고객층이 30, 40대 주부인 것을 감안, 유치원생들의 천진난만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고객들의 반응도 좋다. 정순임(36) 씨는 "오가다가도 눈길이 가는 그림들이 있어 좋다"고 말했다.

임연주 대리는 "일단 고객층에 맞는 그림을 걸어놓았지만 지역 작가들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작품을 전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일상공간으로 들어오는 전시공간이 늘고 있다. 보강병원은 별관 로비에 전시공간 보강갤러리(053-641-9200)를 열었고, 인터불고 호텔 내 갤러리(053-602-7311)도 전시공간 리모델링을 마치고 지난해 새롭게 개관했다.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우태욱기자 w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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