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춥고 마음도 시리면, 예술 자양분 가득한 통영으로 가자

입력 2012-01-11 07:41:08

통영으로 떠나는 감성여행

유치환의 문학정신을 계승
유치환의 문학정신을 계승'보전하기 위해 복원한 청마 생가.
외벽이 세라믹 타일로 장식되어 있어 건물 자체가 하나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전혁림미술관.
외벽이 세라믹 타일로 장식되어 있어 건물 자체가 하나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전혁림미술관.

한국의 나폴리 통영. 통영의 겨울 바다는 시리도록 아름답다.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매혹적인 색감을 가진 통영의 바다는 수많은 예술가를 낳는 자양분이 됐다. 시인 유치환'김춘수, 극작가 유치진, 화가 이중섭, 소설가 박경리, 작곡가 윤이상은 통영의 바다가 길러낸 대표적인 예술가들이다. 이들은 통영의 바다에서 얻은 영감을 거침없이 예술로 승화시켰다. 통영은 거대한 예술도시다. 발길 닿는 곳마다 예술가들의 혼이 서려 있는 미술관과 문학관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움츠러든 몸과 마음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 넣어줄 감성여행을 통영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겨울방학을 맞은 아이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옻칠미술관

통영은 400여 년 전통을 자랑하는 나전칠기의 고장이다. 1593년 삼도수군통제사로 통영에 부임한 이순신 장군이 공방을 개설하면서 통영에 나전칠기 산업이 꽃피기 시작했다. 통영 나전칠기의 유구한 전통은 옻칠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다. 용남면 용남해안로에 자리 잡은 옻칠미술관에 들어서면 옻칠의 미학과 전통미를 현대적 감각으로 되살린 150여 점의 옻칠 작품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옻을 이용해 나무 위에 그림을 그린 옻칠회화는 독특한 빛깔과 광채로 보는 사람의 감성을 자극한다.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옻칠회화는 통영 작가들의 작품이다. 2006년 옻칠미술관이 개관된 것을 계기로 통영에서 활동하던 유화'수채화 작가들이 옻칠이라는 새로운 소재를 이용해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옻칠미술관이 통영 예술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통영IC 인근에 위치해 있어 통영 여행의 첫 코스로 꼽히는 옻칠미술관은 칠예(漆藝) 작품을 감상하며 한국적 미에 흠뻑 젖어 볼 수 있는 곳이다. 통영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자그마한 언덕 위에 미술관이 자리 잡고 있어 경치 또한 아름답다. 손으로 일일이 자개를 붙이고 옻칠을 해 만든 장신구 등을 판매하는 아트숍에서 차를 마시며 푸른 통영 바다를 바라보는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매주 월요일 휴관.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다음날 휴관. 입장료 어른 2천원, 청소년 1천500원, 어린이 1천원.

◆청마문학관

시인이자 교육가였던 유치환의 문학정신을 계승'보전하기 위해 2000년 개관한 청마문학관은 동호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정량동 망일봉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유품 100여 점과 문헌자료 350여 점이 전시되어 있는 문학관은 '청마의 생애' '청마의 문학' '청마의 발자취' 등 3개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청마의 인생을 연도별로 정리해 놓은 '청마의 생애'에서는 청마의 작품활동 경향과 '생명의 서'(1948), '청마 시집'(1954) 등 생전에 발간한 시집을 만날 수 있다. '청마의 문학'은 시대별 작품 경향과 대표작 감상을 통해 청마문학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돕는 코너다. '수렵도'(1965), '원경'(1966), '샤머니즘의 바람이여'(1966) 등 육필 원고에서는 청마의 혼을 느낄 수 있다.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빛이 바랜 종이와 희미해진 글씨 속에 시어를 낚기 위해 몸부림 친 시인의 고뇌와 열정이 묻어 있다. '청마의 발자취' 코너에는 유품들과 평론'서적'논문 등이 정리되어 있다. '현대문학' 창간호(1949), '문예' 창간호(1949) 등 국어 교과서에서 볼 수 있었던 문예지 등이 눈에 띈다.

문학관 옆으로 난 돌계단을 올라가면 어린 시절의 고향집을 연상시키는 청마 생가가 있다. 원래 청마 생가는 통영시 태평동에 있었다. 부지가 너무 좁아 복원에 어려움이 있어 문학관이 있는 곳으로 이전'복원했다. 청마 생가는 단출한 초가집이다. 방 2칸과 부엌이 있는 안채, 창고를 겸한 아래채가 있어 시인의 어릴적 모습을 연상케 한다. 입장료는 없으며 11월부터 6월까지는 매주 월요일 휴관한다. 옻칠미술관에서 2.6㎞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옻칠미술관에서 통영 시민문화회관 방면으로 길을 잡으면 이내 이정표가 나온다. 이정표를 따라 동호항 쪽으로 들어가면 통영기상대 아래에 위치한 문학관을 만날 수 있다.

◆전혁림미술관

'통영의 피카소'로 불리는 전혁림 화백의 예술혼을 만나기 위해서는 미륵산 자락으로 가야 한다. 청마문학관에서 중앙시장을 지나 미륵도와 미륵산 이정표를 따라가다 보면 건물 자체가 하나의 작품인 전혁림미술관이 모습을 드러낸다. 전 화백이 30여 년 거주하던 집을 헐고 그 위에 건립한 미술관의 벽이 세라믹 타일로 장식돼 있어 다른 건물과 확연히 구분된다. 세라믹 타일은 전 화백과 아들 전영근 화백의 작품을 바탕으로 만든 것이다.

전 화백은 구상과 비구상을 넘나들며 한국적 색채 추상이라는 영역을 개척한 예술가로 꼽힌다. 전시관에는 오방색'단청 등 한국적 색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구상과 추상 작품 8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전 화백의 작업실과 생전에 사용하던 붓'팔레트 등 유품에는 노년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해 온 전 화백의 작가 정신이 배어 있다. 불멸의 예술혼을 남기고 영면에 든 전 화백을 기리기 위해 사람들이 붙여 놓은 방문 후기가 보는 이의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매주 월'화요일 휴관. 입장료는 자율적으로 내면 된다.

◆김춘수유품전시관

전혁림미술관에서 1㎞ 정도 떨어져 있어 전혁림미술관과 함께 둘러보면 좋다. 2008년 문을 연 김춘수유품전시관에 들어서면 육필원고와 저서 등 330여 점의 유품이 방문객을 맞는다. 특히 2층 전시장에 올라가면 시인이 생전에 기거하던 침실과 거실, 시인의 손때가 묻은 카메라'다기세트'옷가지 등이 전시되어 있어 시인의 체온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 현재의 유품전시관은 임시 거처다. 통영시는 기념관을 건립해 유품을 전시할 계획을 추진 중이다. 입장료는 없으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박경리기념관'도천테마파크'동피랑

통영시 산양읍에는 박경리기념관이 있다. 고인이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개관한 박경리기념관에는 대표작인 '토지' 친필원고와 유품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기념관이 있는 박경리공원에는 묘소가 자리 잡고 있다. 통영시 도천동에는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는 도천테마파크가 조성되어 있다. 윤이상 생가 일대에 자리 잡은 도천테마파크는 윤이상의 음악 세계를 조명할 수 있는 기념관과 공연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400여 년 전통을 자랑하는 중앙시장 뒤에는 벽화마을로 유명한 동피랑이 있다. 중앙시장 뒷길을 따라 동피랑 골목을 굽이굽이 오르다 보면 아기자기한 벽화가 수줍은 속살을 드러낸다.

##Tip=통영에는 충렬사'세병관'이순신공원 등 충무공 유적지가 많다. 특히 삼도수군의 본영이 있던 세병관은 현존하는 조선시대 목조 건물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국보로 지정돼 있다.

대구에서 가는 길은 크게 두 가지다. 중부내륙고속도로(구마고속도로)~마산~2번'14번 국도를 타고 통영으로 들어가는 길과 중부내륙고속도로~칠원분기점 남해고속도로~진주분기점 대전통영고속도로를 따라 통영IC로 가는 길이 있다.

국도를 이용하는 코스는 거리는 짧지만 속도를 내기 힘들다. 반면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코스는 거리는 조금 멀지만(26㎞ 정도) 시원하게 달릴 수 있다. 특히 남해고속도로 확장 공사가 완료되어 막힘 없이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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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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