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메트로아트센터로 대구 도시철도 2호선을 타고 간다. 이번에 정차할 곳이 대공원역이라는 안내방송을 들으며 주위를 둘러보지만 나는 거의 혼자서 이곳에 내린다. 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대리석 인테리어의 고급스러움과 규모의 웅장함을 갖추었으나 사람 하나 없는 한산한 대합실을 지난다. 그리고 한층 위에 있는 공연장에 착잡한 심정으로 들어선다.
2020년 이후 대구대공원 조성 계획으로 '대공원역'이라 이름 지어진 이곳은 반월당을 제외하고 대구에서 최대의 규모지만 평균 지하철 이용객 수가 1, 2호선을 통틀어 최하위권에 속한다. 그래서 지하철역 활성화와 지하철 공간의 효율적인 이용으로 시민들과 함께 다양한 문화예술을 나누며 공유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사업 공모를 통해 2009년 9월 민간 투자로 대구메트로아트센터가 개관하였다.
센터는 매년 증가하는 지하철 이용객들에게 지하철로 부담 없이 문화 예술을 접할 수 있게 하는 높은 접근성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훌륭한 시설도 함께 갖춘 첨단복합문화공간이다. 하지만 지하철역에 이렇게 좋은 시설을 갖춘 공연장을 개관하며 전혀 예상치 못한 문제에 부딪혔다.
'대공원역이 어딥니까?' 다양한 자체 기획공연과 대관행사가 있을 때마다 공연 문의나 예매 전화보다 대공원역의 위치 설명으로 인해 업무가 사실상 거의 마비가 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린이대공원'이 아니라 '도시철도 2호선 대공원역'임을, 대공원역에 도착한 사람들에게까지도 역사 내에서 지하 2층으로 올라오거나 내려와야 공연장이 있음을 안내해야 하기 때문에, 보통 한 명에게 최소한 두세 번의 전화를 받아야 한다.
사람들의 지하철 이용에 지표가 되는 역할을 해야 하는 '지하철 역명'이 역 주변을 제대로 대표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역 주변에 공연장 안내판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런 불편을 겪는 것이다. 전화 안내에서도 가장 중요한 표지판 역할을 하는 '대공원' 역명은 추진 여부도 불투명한 대공원이 조성될 때까지는 시민들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대공원이 없는 대공원역을 차량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은 도로가에 차량이 가득 주차되어 있는 곳을 보고 이곳이 '대공원역'임을 알게 된다. 대공원역 지상 1층은 매일 150여 대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대구 주변 수성구 고산지역이나 경산에서 대구 시내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이 출퇴근 시 이곳을 주차장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이 도로라는 핑계로 어느 기관에서도 관여하거나 관리하지 않아 지하철역 주변은 항상 도로가까지 차들이 무질서하게 주차되어 있다.
애당초 지하철 수요를 창출하고 지하철역도 활성화시키며, 시민들이 지하철 이용으로 일상생활 속에서도 쉽고 편하게 문화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해 민간 투자를 유치한 관계기관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역명 변경을 추진해야 한다. 동시에 공연이나 행사가 있을 때만이라도 공연장을 찾아오는 관객들에게 최소한의 주차 공간이라도 마련해 주기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하지만 현재 그러한 노력이 없어 아쉬울 따름이다.
이제 곧 대구 새 야구장이 2012년 7월에 착공하여 대공원역 인근에 건립될 예정이다. 대공원 조성 계획만으로 '대공원' 역명이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건립된 대구스타디움이나 건립이 확정된 새 야구장으로 역명이 변경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대구스타디움과 야구장 주변에서 스포츠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에 대한 욕구도 함께 발산하며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대구메트로아트센터가 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정판규/대구메트로아트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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