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값 폭락 '땜질 처방' 축산농 시위 확산될라

입력 2012-01-06 10:11:22

정부 암소수매 등 조치 요구…전국 2,3차 상경투쟁 계획

5일 오후 한우 사육 농민 1천여 명이 한우반납집회를 열기 위해 청와대로 가려다 남상주IC 진입로 앞에서 원천봉쇄에 나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농민들은 3시간 여 동안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다 자진 해산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5일 오후 한우 사육 농민 1천여 명이 한우반납집회를 열기 위해 청와대로 가려다 남상주IC 진입로 앞에서 원천봉쇄에 나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농민들은 3시간 여 동안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다 자진 해산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소값 폭락과 사료값 인상 등으로 줄도산 위기에 처한 축산농민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지만 정부 대책은 '땜질식 처방'에 그쳐 농민시위가 확산될 전망이다.

경북지역 축산농민 1천여 명은 5일 상주시 가장동 경북대 상주캠퍼스 앞 도로에서 한우값 폭락에 대한 정부 규탄 및 대책 마련 촉구대회를 열었다.

한우협회 경북도지회 주최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트럭 350여 대에 한우 20여 마리를 실은 축산농 1천여 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경북대 상주캠퍼스 앞 국도 6차로를 점거한 채 중부내륙고속도로 남상주IC 진입을 시도하다가 경북경찰청 소속 경찰 500여 명의 저지로 무산됐다.

농민들이 이날 시위를 벌인 것은 2000년대 이후 송아지 과다 입식 등으로 공급과잉이 빚어져 소값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또 사육 두수가 늘어난 상황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김용준 상주축협 조합장은 "한미 FTA 체결 이후 소 10~20마리를 키우는 축산농민들이 불안감을 느껴 소를 투매하면서 소값이 추락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암소 수매 등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소값 안정은 바랄 수 없다"고 말했다.

축산농민들은 정부에서 일찌감치 가임 암소 축소와 축사신축 억제, 유통구조 개선 등 소값 폭락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도 소값 하락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시위 등 집단행동을 추가로 벌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전영한 한우협회 대구경북지회장는 "그동안 정부의 대책은 과거 발표된 자료를 그대로 베끼는 수준에 머물렀다"면서 "사료값 보전이나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앞으로 2, 3차 상경투쟁과 각 지역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상주'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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