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구 미술계 전망

입력 2012-01-03 07:49:09

'이우환미술관''대구사진비엔날레' 등 굵직한 볼거리 몰려온다

2012년 대구 미술계는 '이우환과 그 친구들 미술관'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대구사진비엔날레가 열리는 등 굵직굵직한 현안들이 막을 올리게 된다. 하지만 지역 화랑가는 2011년에 이어 경기 침체의 여파를 계속 받을 것으로 보인다. 화랑가는 "그림 사라는 소리는 안 할 테니 제발 그림 보러 오는 사람이라도 좀 봤으면 좋겠다"는 분위기다. 경기 침체 탓에 올해 개인 화랑들은 큰 기획전이 주춤한 편이다. 중소 화랑들은 "올해 기획전시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라고 할 정도로 위축돼 있다. 특히 미술 성수기라 할 수 있는 2011년 가을에도 화랑가에는 비수기가 계속되면서 이런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구미술관과 이우환과 그 친구들 미술관

대구미술관은 올해도 풍부한 기획 전시로 대구시민을 찾아간다.

대구미술관 2012년 주제전으로 '민'성'(民'性)전과 '디스로케이션'(Dislocation)전을 선보인다. '민'성'전은 한국의 문화 원형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보여주는 전시로, 원시적인 색채, 풍경, 민화적 요소와 역사성 등을 갖춘 박생광, 황창배, 김종학, 서용선의 전시로 열린다.

하반기 열리는 주제전 '디스로케이션'전은 국제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을 중심으로 지역성과 세계화의 의미에 대해 살펴본다.

3전시실에는 프랑수와 모흘레에 이어 박서보의 전시가 열린다. 한국현대미술의 거목 박서보의 60년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전시에 이어 하반기에는 출향작가 곽훈의 작품이 전시된다. 오랜 세월과 더불어 닳고 녹슬어 표면이 부식된 듯한 작품이 외광이 들어오는 전시실과 어우러져 독특한 미의식을 보여준다.

대구의 근대미술을 소개하는 4, 5전시실에서는 이쾌대전에 이어 '대구의 근대미술2-인물화'전이 열린다. 손일봉, 서동진, 박명조, 서진달, 이인성 등 대구 근대미술가들의 인물화를 한자리에 모아 보여준다. 뒤이어 9월에는 김영재 작품전이 열린다.

어미홀에는 이강소에 이어 심문섭의 전시가 열린다. 한국이 낳은 조각가 심문섭은 어미홀을 어떤 방식으로 해석할 것인지 기대된다. 하반기 어미홀에는 현대도예가 신상호가 실험적인 작품을 통해 도회적 공간과 원시적 색채의 작품을 조화시킨다.

프로젝트룸에서는 4월에 대구의 젊은 작가들을 소개하는 전시가 열린다. 회화, 설치, 사진, 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을 통해 한국현대미술의 미래를 조망해본다.

9월에는 대구미술관이 처음으로 영화 전시를 기획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시각예술 그 자체로 영화를 다루며 김기덕 감독의 영화가 갖는 독창성과 미적 특질을 다룬다.

한편 이우환을 중심으로 세계적 거장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이우환과 그 친구들 미술관'은 올해 공식적으로 첫발을 내딛는다. 대구시는 이를 위해 올해 26억2천만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12억6천만원은 부지 매입에, 나머지는 설계비로 들어가게 된다. 대구시는 21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014년 미술관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사진비엔날레

대구사진비엔날레는 9월 21일부터 10월 28일까지 5주간 대구문화예술회관을 비롯한 대구 곳곳에서 열린다. 올해 예산이 16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대구를 대표하는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사진비엔날레는 크게 주제전과 섹션별 전시로 나누어진다. 현대 사진계의 최신 경향을 보여주게 될 주제전에는 외국 유명 감독을 섭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 6개 섹션 특별전 형식으로 진행될 전시에는 지역, 다큐멘터리, 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의 특징을 보여주는 전시로 전개될 예정이다. 국내 감독과 외국 감독 5, 6명이 공동으로 주제를 선정해 열게 될 섹션 전시는 현대 사진의 다양한 경향을 포괄한다.

올해는 포괄적이고 전반적으로 다룸으로써 대구의 특징을 찾아나간다는 계획이다.

◆화랑가 2012년 야심작

봉산문화거리에 현대미술 전문 우손갤러리가 문을 열면서 봉산문화거리가 한층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막바지 공사 중인 우손갤러리는 3층 규모에 1, 2층 전시 공간만 500㎡(150여 평)에 이른다. 1년에 3회는 외국 작가, 5회는 한국작가 기획전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3월 개관전으로는 영국의 현대 조각가 토니 크랙의 전시가 펼쳐진다. 김은아, 석지영이 공동대표를 맡는다.

리안갤러리는 세계적인 디자인 가구회사인 덴마크의 프리츠 한센 가구와 스위스 비트라 디자인 가구가 어우러지는 전시로 2012년을 연다. 4월에는 국제적으로 명성을 쌓고 있는 베르나르 브네의 전시를 2007년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인다. 197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회화 작품을 소개한다. 10월에는 1980년대 미국 미술을 대표하는 데이비드 살레의 작품을 전시하는데, 1980년대 미국 미술의 특징을 우연과 부조화성이 돋보이는 화면으로 독특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 작가의 국내 개인전은 처음이다.

국내 작가의 전시로 김호득과 이교준을 선택했다. 3월 수묵의 필치와 발묵, 파묵 등 전통적 묵법을 현대적 표상으로 대범하고 독창적으로 구사하는 김호득의 작품전에서는 근작을 중심으로 설치와 회화 작품을 전시한다. 8월에는 이교준의 개인전을 통해 엄격한 수직과 수평의 요소가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관계적 도형과 공간, 평면과 입체를 동시에 수반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분도갤러리는 5월 정병국의 전시를 큰 축으로 놓고 있다. 분도와 봉산문화회관, 대안공간을 잇는 큰 프로젝트로 진행하게 될 이번 전시는 정병국의 대규모 작품을 오랜만에 만나는 전시가 될 것 같다. 9월에는 사진비엔날레 시기와 맞춰 김승영의 개인전을 열고 11월에는 일본 사토 하루나 작가의 전시가 기획돼 있다.

동원화랑은 외국에서 활동 중인 작가들을 대거 포진시켰다. 3월에는 수성아트피아와 공동으로 재미작가 최동렬을 초대해 대규모 전시를 펼친다. 4월에는 뉴질랜드에 거주하면서 미국과 유럽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는 민 킴의 초대전을 열고, 미국 뉴욕에서 작품 활동 중인 권영길의 작품전도 계획 중이다.

수성아트피아는 겨울방학 시즌을 맞아 1월 앤서니 브라운의 동화책 속 세계여행 특별전을 연다. 개관 5주년 특별전으로 5월 원로화가 서창환 전시를 연다.

대백프라자갤러리는 4월 수성아트피아, 환기미술관과 함께 한국 추상회화의 거장 남관 특별전을 연다. 7월에는 구상작가 초대전, 가을에 원로, 중견 작가 전시가 열린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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