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만에 흑룡의 해(임진년)가 찾아왔다. 나이가 들수록 새해에 대한 포부보다 나이 한 살 더 먹는다는 의미가 먼저 다가오는 듯하다. 지금보다 젊었을 때 나보다 연배가 높으신 교수님들이 나이 이야기가 나오면 언제나 39세라고 우기시던 기억이 난다. 그 시절에는 '그냥 농담하시는구나'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나이를 의식하기 싫은 의지를 돌려 표현하셨다는 생각이 든다.
나 또한 언제부터인가 내 나이를 별로 헤아리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이고 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상태로 나타내는 건강나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건강나이'란 건강과 관련된 습관, 가족력, 환경요인 등을 기초로 하여 매겨지는 나이를 말한다. 호적상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흘러가는 시간을 잡을 임자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건강나이는 각자 하기 나름인 것이다.
그러던 차에 암으로 투병하던 102세 할머니가 성공적인 수술로 건강을 되찾았다는 뉴스를 접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제주시에 사는 문모 할머니. 문 할머니는 2개월 전 대장암 2기 진단을 받았다. 수술을 집도한 김준기 교수는 "초고령 암환자는 건강상태가 나빠 대개 수술을 포기하고 지켜보거나 다른 치료법을 찾는다"며 "하지만 문 할머니는 나이에 비해 건강하고 완치에 대한 의지가 강해 수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문 할머니의 수술 성공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고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건강나이를 별도로 따져야 하겠구나를 확인시켜주는 한 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렇다면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여 우리 모두 나이는 한 살 더 먹지만 건강나이는 거꾸로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먼저 잘 먹고 잘 자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골고루 먹되 소식(小食)이 중요하며, 지방과 단백질 섭취는 하루 식단에서 20%를 넘지 않게 한다. 또한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게 배설이다. 쾌변을 위해선 식이섬유와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자.
또한 숙면은 우리 몸에 있어서 가장 좋은 '보약'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불면의 밤이 지속되면 무기력증'기억력 저하 등을 초래할 수 있다. 잘 먹고 잘 자는 것 외에도 이 모두를 도와줄 수 있는 운동 또한 게을리하면 안 된다.
무엇보다 100세 시대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젊게 사려는 마음가짐이 필수적인데, 이러한 노력이 건강나이를 거꾸로 먹게 하여 '해가 거듭될수록 더 젊어보인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인생청춘의 임진년을 반갑게 맞이해보자.
이희경 영남대병원 치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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