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천 번째 수요 집회와 위안부 평화비 건립 등에 대해 일본 정부가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가운데 대구시 관계자가 공식적으로 일왕 생일 축하연에 참석한 것이 알려져 지역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대구시는 재부산일본국총영사관(부산일본총영사관)으로부터 '일왕 탄생일을 맞이해 12월 8일 부산에서 열리는 축하 리셉션에 초대한다'는 초청장을 받았다. 일왕 탄생일은 일본의 국경일이며 현재 일왕인 아키히토 일왕 생일은 12월 23일이다. 이 날짜는 일왕이 새로 즉위할 때마다 바뀐다. 초청장을 받은 대구시 국제교류계 관계자 3명은 12월 8일 오후 6시 30분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리셉션을 찾았다. 대구시가 공식적으로 일왕 생일 축하연에 참석한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대구시 국제교류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홍보차 각계각층 인사가 모이는 축하연에 참석했었고, 올해는 대회 기간 대구에 일본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도록 협조해준 총영사관에 감사를 전하고 국제 교류 차원에서 찾은 것이지 다른 뜻은 없었다"고 방문 목적을 밝혔다.
하지만 똑같이 초청장을 받은 경북도청의 행동은 달랐다. 경북도는 부산일본총영사관의 초청장을 받았지만 내부 회의를 거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경북도는 2005년 자매결연을 맺고 있던 시마네현 의회가 2월 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정하는 조례안을 제정하자 자매결연을 파기한 바 있다. 경북도 국제통상과 관계자는 "시마네 현과 독도 문제 때문에 자매결연을 끊은데다 독도를 관할하는 경북도가 영유권 분쟁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일왕 생일 축하연에 참석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내부의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일 과거사 청산 활동을 하는 지역 시민단체들은 대구시의 이러한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시민단체들은 12월 14일 대구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천 번째 수요시위가 열릴 만큼 어느 때보다 한일 과거사 문제가 쟁점화된 시점에 대구시가 일왕 축하 리셉션에 참가한 것은 옳지 않다며 일왕 생일 축하연 참석과 관련된 공개 질의서를 대구시에 제출했다.
이인순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사무국장은 "한국과 일본이 정상적인 외교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나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원폭 피해자와 독도 영유권 문제 등 청산하지 못한 역사적 과제가 많다. 이 모든 문제의 책임은 사실상 일왕에게 있는데 대구시가 왜 이러한 행동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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