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커머스, 뭐이래…소비자들 이용 불만 폭주

올 12월 현재 121건 접수

#1.직장인 박모(29'대구 북구 태전동) 씨는 지난 10월 유명 '소셜 커머스' 업체에서 1만5천원짜리 뷔페 식당 쿠폰 3장을 구입했다. 박 씨는 '정상가 2만4천원짜리 식사 쿠폰을 반값 할인한다'는 광고에 끌려 4만5천원을 결제했다. 하지만 실제 이 식당의 식사 가격은 한 끼에 1만6천원이었다. 업체가 할인율을 속인 것을 안 박 씨는 "업체에 환불을 요청했지만 '구매한 지 7일이 지났다'며 환불을 거절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2.주부 김모(36'달서구 성당동) 씨는 소셜 커머스에서 'MS포인트' 3만1천원을 결제했다가 사기를 당했다. MS포인트는 인터넷에서 적절한 인증 절차를 거치면 백화점'주유 상품권 등으로 교환할 수 있는 온라인캐시로, 소셜커머스에서 싼값에 판매된다. 김 씨는 인증번호를 받은 뒤 대형마트 상품권 4장을 신청했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상품권을 받지 못했다. 김 씨는 "나중에 알아보니 'MS포인트'라는 회사가 폐업해 상품권이 오지 않았다"고 했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2천만 명을 넘어서면서 소셜 커머스 시장이 성장하자 이들이 판매하는 '반값 쿠폰'인 모바일 상품권과 관련된 소비자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소셜 커머스는 공동구매로 싼값에 제품을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환불이나 상품 교환이 어려운데다 상품권 사용기간이 짧아 소비자들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우리나라에 첫 등장한 소셜 커머스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업계는 매출 상위 4개사인 티켓몬스터, 쿠팡, 그루폰코리아, 위메이크프라이스를 중심으로 올해 매출거래액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시장 성장과 함께 소비자 불만도 늘고 있다.

대구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단 한 건도 없었던 소셜 커머스 이용 관련 불만은 올해 12월 현재 121건 접수됐다. 이곳 관계자는 "모바일 상품권을 한 번 사면 취소나 환불이 어렵고 상품권 사용기한이 한 달 이내로 짧다는 점이 불만의 주된 내용이다"며 "또 소셜커머스에 부실 업체가 난립해 상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제기하는 문제는 '환불 거절'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는 일반 상품권을 유효기간 안에 쓰지 못하면 소멸 시효가 5년 이내인 경우 금액의 90%를 환불하도록 하고 있으나 소셜커머스의 모바일 상품권은 개별 사업자의 판단에 맡기고 있다.

대학생 김민주(22'여) 씨는 "큰맘 먹고 10만원짜리 피부관리실 쿠폰을 구입했는데 유효기간이 이틀 지나서 쓰지도 못하고 종이 조각이 됐다"며 억울해했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개정해 이달 28일부터 시행키로 했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소셜 커머스에서 소비자가 쿠폰 구매 후 7일 안에 환불을 요청하면 사업자는 구매대금 전액을 환급해야 한다.

대구소비자연맹 양순남 사무국장은 "소비자들도 '반값 할인'에 현혹되지 말고 원래 제품가를 꼼꼼히 확인한 뒤 구매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