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금중기전 내달 14일까지
탄탄한 근육의 코뿔소, 신비스러운 뿔을 가진 산양, 거북이….
흔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은 동물들이지만 지구상에 점점 설 자리가 좁아지는 동물들이기도 하다.
조각가 금중기는 동물들을 형상화함으로써 인간과 '환경'을 이야기한다. 2003년부터 '위협문화'라는 전시 주제로 작업해온 작가는 동물들을 정확하게 재현한다. 정밀하고 세밀한 동물들의 모습은 자연 그대로인 것 같지만 어떻게 보면 인간과 같은 자세나 표정을 취하고 있다. 귀엽기보다 차가운 표정으로 일관한다. 인간을 바라보는 듯한 그들의 시선은 우리에게 불편하다.
작가는 '위협문화'라는 전시 주제로, 문화라는 고상한 개념 속에 가려진 인간의 공격성, 배타성이 생태계를 위협하는 현실을 고발한다. 특히 점차 설 자리가 사라져 가고 있는 북극곰의 현실은 한눈에 고스란히 들어온다.
작가가 재현한 생명체는 본래 자연색과는 전혀 다르다. 금으로 도금된 작품도 있고, 브론즈로 니켈 도금된 것도 있다. 자연의 원래 따뜻한 색 대신 차가운 은색 등 금속의 색을 입혔다. 벽에 붙어 있는 개구리는 화려한 원색으로 칠해져 있다. 이 색들은 자연 세계의 상징이 아니라 문명 세계의 인공적인 가해를 상징한다.
작가는 이들을 표현하기 위해 재료는 최소화하되, 이야기를 풍부하게 하는 전략을 택했다.
"주된 재료는 제한적인 대신 작품이 전해주는 이야기를 풍성하게 하도록 노력했어요. 동물들을 통해 환경을 이야기하고 싶었지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부조 형식의 작품을 처음 선보인다. 날개를 활짝 펼쳐 어디론가 날아가는 새의 형상은 매우 화려하지만, 그들의 비상을 막는 것은 어쩌면 인간일지도 모른다.
날개를 활짝 펼친 새는 매우 섬세하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윤규홍 아트디렉터는 "작가는 동물과 자연을 통해 인간과 문화를 바라보고 있다"면서 "사려 깊고 예민한 이 조각가가 펼쳐놓은 기법과 이미지는 보는 이들에게 도덕적인 성찰을 요구한다"고 평했다. '낙관적 형식'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2012년 1월 14일까지 갤러리분도에서 열린다. 053)426-5615.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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