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표 내주 복귀, 한나라당 '잔다르크' 될까

입력 2011-12-16 10:44:36

19일 비대위 체제 공식화…계파 해제·당내 화합 선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9일 다시 한나라당의 '대표선수'로 나선다. 전면 복귀는 지난 2006년 6월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5년 6개월 만이다. 분당(分黨) 위기까지 치달았던 재창당 갈등이 봉합되면서 강력한 쇄신 바람이 여권에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15일 의원총회와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표최고위원의 지위와 권한을 가진다'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공식화된 것이다. 당헌 개정안은 전당대회 수임기구인 전국위원회에서 19일 최종 의결되며, 비대위가 설치되면 최고위원회는 즉시 해산된다.

비대위는 박 전 대표가 밝힌 대로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을 위해 정책 변화는 물론이고 당명 개정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대대적인 쇄신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며 "짧은 시간에 국민에게 다가가 국민의 삶을 챙기고,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국민과 함께하느냐에 당의 명운이 달렸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이번 주말 당내'외 인사들과 폭넓게 접촉하며 비대위 구성을 비롯한 쇄신'개혁의 윤곽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명실상부한 박근혜호가 된 한나라당의 쇄신과 관련한 첫 작품이 비대위원 인선이라는 점에서 박 전 대표의 첫 작품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5명 이내의 비대위는 당내 어떤 안배도 고려하지 않는 초당적 형태를 띨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총선을 앞두고 인재 영입을 통한 고강도 인적 쇄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친박계는 2선으로 물러나 최소한의 역할만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계파 해체는 당내 화합과 함께 당 외부의 신진세력까지 아우르겠다는 통합의 메시지도 띤다.

친박계 최경환 의원은 의총에서 "친박은 모두 물러나고 나도 당직 근처에 얼쩡거리지 않겠다"며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서 무슨 계파, 무슨 계파 등 이런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의 '입' 역할을 해 온 이정현 의원도 '대변인격(格)' 직책에서 물러났다.

박 전 대표는 "친박이 없다고 선언해달라. 차등과 불평등이 없다고 선언해달라"는 일부 의원의 요구와 관련, "'우리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를 향해 우리 모두가 하나가 돼 열심히 함께 노력하자' 이 말 속에 친이'친박 문제 등이 다 녹아있다"며 "돋보기도 초첨이 맞춰질 때 종이를 태울 수 있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박 전 대표가 비대위에 친이계 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정몽준 전 대표 등 당내 대선후보들의 측근들을 포함시키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파격적으로 전원 외부 인사로 구성될 것으로 점치기도 한다.

정책 쇄신은 현 정부의 성장 위주 기조에서 분배와 복지로의 '환골탈태'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MB노믹스'와의 선 긋기다. 이 과정에서 당청 갈등이 야기될 가능성도 있다.

향후 당 쇄신 방향을 놓고 내부 진통도 예상된다. 원희룡'정두언 의원 등 쇄신파 일부 의원은 여전히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두언 의원은 "달라진 것은 박 전 대표의 의원총회 출석과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이라는 정치적 수사뿐"이라며 "앞으로 그 실천 여부를 지켜보며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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