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정년을 연장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포스코가 올해 1월부터 56세에서 58세로, GS칼텍스가 지난 4월에 58세에서 60세로 정년을 연장한 데 이어 홈플러스가 유통업체로는 처음으로 55세에서 60세로 늘렸다. 이에 따라 올해 정년을 맞는 200명을 포함한 만 50세 이상 직원 2천 명이 당장 혜택을 받게 됐다. 기업의 이 같은 결정은 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생산인구 감소와 은퇴 후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처방이라는 점에서 매우 반갑다.
급격한 노령화로 인해 2008년에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6.3명이 14세 이하 및 65세 이상 인구 1명을 먹여 살리면 됐지만 2050년에는 1.5명이 1명을 먹여 살려야 한다. 이는 생산가능인구가 짊어져야 할 사회경제적 부담이 그만큼 커지고 노후 준비 여력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게다가 한국의 노인 빈곤율(45%)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다. 노년층이 젊은이의 부양 부담을 덜어줄 여력이 없다. 결국 생산가능인구가 획기적으로 늘어나거나 나이 들어서도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젊은 층과 노년층 모두 힘든 삶을 꾸려갈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의 평균 정년은 57.1세이고 60세가 넘어 정규직으로 일할 수 있는 곳은 20%에 불과하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정년 연장은 우리 사회의 긴급한 의제 중 하나이다. 정년 연장이 되면 안정적인 생활은 물론 노후 준비 시간도 벌 수 있다. OECD도 우리 경제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기업 정년제를 폐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기업은 정년 연장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여가야 하고 정부도 세제를 포함한 다각적인 지원책을 마련해 정년 연장을 확산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