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맞는 '기능성 트레이닝' 각광
야구, 축구, 골프, 수영, 마라톤 등 자신이 즐기는 스포츠의 실력을 한 단계 높여주는 '맞춤형 운동'이 주목받고 있다. 취미로 즐기는 스포츠의 실력이 늘지 않아 고민하는 생활체육 동호인들이 '맞춤형 운동'에 주목하면서, 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트레이닝센터도 늘고 있다.
◆골프 타수 확 줄인 김은도 씨
취미로 골프를 즐기는 김은도(33) 씨는 최근 맞춤형 트레이닝을 받은 뒤 스코어가 '확' 달라졌다. '백돌이'(평균 100타 안팎)였던 스코어가 맞춤형 트레이닝을 시작한 뒤 6개월 만에 80대 중반 정도로 뚝 떨어진 것.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도 맞춤형 트레이닝 전에 180m 정도였지만 지금은 220m 정도로 크게 늘었다.
김 씨는 "남자의 자존심이 걸린 비거리를 늘릴 수 있다는 말에 반신반의하며 시작했는데 눈에 띌 정도로 실력이 느는 것을 보고 스스로 깜짝 놀랐다. 처음엔 골프 기본기를 잘못 배워서 그런 줄 알았는데 운동하고 나서 근력 사용이 잘못된 걸 알았다"며 "체력도 길러지고 골프에 필요한 부위를 골고루 발달시키니 미스 샷도 줄고 정신적으로도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실제 힘이 없으면서 장타를 치르고 힘을 주다 보니 거의 다 슬라이스가 났는데 근력이 발달하고 상'하체 밸런스가 맞으면서 구질이 스트레이트로 바뀌었다는 것. 그는 "'레귤러 온'(파4 홀에서 투 온)은 생각도 못했는데 지금은 거의 레귤러 온을 시킨다. 예전엔 한 번 나가면 공을 20개 가까이 잃어버렸는데 지금은 2개로 끝낸다"고 자랑했다.
김 씨는 헬스장에 다니다 싫증날 때쯤 맞춤형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알게 됐고, 골프에 필요한 근력 운동을 집중적으로 발달시켜준다는 얘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접하게 됐다. 첫날 아무런 기구도 사용하지 않고 스트레칭 비슷한 운동만 하기에 '이렇게 해서 운동이 되고 근육이 생기겠느냐' 의심했지만 얼마나 힘든지 채 30분도 안 돼 파김치가 됐을 정도라는 것. 김 씨는 "프로그램이 단순해 보이지만 운동하고 나면 진이 다 빠지고 알이 배어 걸어다니지도 못할 정도였다. 초기엔 너무 힘들어 그만둘까도 생각했다"며 "일주일에 3회, 한 번에 50분 정도 운동하는 지금도 끝나면 녹초가 된다. 매일 올 수도 있지만 운동을 소화하기 너무 힘들고 벅차다"고 했다.
김 씨가 가장 힘들어했던 운동은 밸런스 패드(쿠션 있는 패드) 위에 한 발로 서서 한 손으로 발아래 놓아둔 동전 5개를 하나씩 줍고 다시 놓는 운동인 일명 '동전 줍기'다. 처음엔 중심 잡기도 힘들었지만 하체 발달로 중심은 버티는 힘도 좋아졌다는 것. 그는 "이는 중심을 잡는 능력을 기르는 것은 물론 잔 근육을 길러 잡아주는 힘과 근지구력을 향상시키고 특히 엉덩이 등 하체 근력을 키워 골프에 필요한 하체 힘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처음엔 힘이 들지만 이곳에서 개인에게 맞게 주 운동 횟수나 강도, 운동 시간 등 프로그램을 짜주기 때문에 이에 따라 하다 보면 적응도 되고 회복 시간도 줄어 할 만하다는 게 김 씨의 얘기다.
김 씨는 "각각 운동 종목에 따라 자신의 신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이 운동의 핵심이다. 다이내믹 스트레칭 덕분에 유연성도 훨씬 좋아지고 힘이 붙으니 힘을 들이지 않고도 힘을 제대로 쓰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고 했다.
◆ 노현직 씨 "공 던져도 어깨 아프지 않아요"
노현직(33) 씨는 친구의 권유로 시작한 맞춤형 트레이닝에 푹 빠졌다. 사회인야구를 하는 그는 공을 던질 때마다 어깨가 아파 야구를 그만둘 상황까지 이르렀다가 3개월 전 기능성 트레이닝을 시작한 뒤 야구가 더욱 즐거워졌다.
노 씨는 "몸 밸런스도 맞출 수 있고 공 던지는 방법도 가르쳐 준다고 해서 솔깃했지만 귀찮기도 하고 믿기지도 않고 시간도 없어 망설이다가 한참 뒤에 시작하게 됐다"며 "처음엔 어찌나 힘든지 15분 하고 나니 '더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 그러나 운동한 뒤 한 달쯤 지나자 통증도 덜하고 공이 더 빨리, 멀리 날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주말마다 야구를 하는 노 씨의 포지션은 유격수. 1루나 홈 송구가 잦은 포지션이지만 공을 던질 때마다 어깨 통증으로 여간 힘들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공을 던질 때 소위 '빨랫줄' 같은 송구가 되고 어깨도 아프지 않아 재활 치료를 받은 느낌까지 들 정도라는 것.
그는 "통증의 이유가 공을 던진 뒤 릴리스를 끝까지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얘기를 듣고 습관을 바꿨다. 또 투구 동작을 할 때 체중 이동하면서 릴리스까지 잡아주는 기구를 사용해 운동한 뒤 상당한 효과를 봤다"며 "전체적으로 근육의 균형을 맞추고 안 쓰던 근육도 단련, 도움이 많이 됐다"고 자랑했다.
몸을 거의 바닥에 닿을 정도로 편 뒤 손바닥과 발끝으로 버티며 발끝을 조금씩 당겨 몸을 모은 다음 다시 손바닥으로 조금씩 펴는 '핸드워크(손으로 걷는 운동)'가 제일 힘들었지만 근력 강화와 유연성에 탁월한 효과를 봤다. 그는 "이는 다이내믹 스트레칭으로, 팔을 뻗어 손바닥으로 걷다 보니 어깨가 유연해지는 것은 물론 강해지고, 발끝으로 움직이다 보니 허벅지 뒤쪽 근육도 발달된다"고 했다.
2~5㎏짜리 줄넘기를 하면서 손목과 어깨, 팔 근육을 단련시킨 덕에 타격에도 큰 도움을 봤다. 노 씨는 "타격을 할 때 손목이 중요한데 줄넘기 등을 통해 손목의 힘을 강화, 스윙 속도와 임팩트가 향상되면서 맞힐 때 힘을 실을 수 있게 됐다"며 "또 하체가 부실해 칠 때마다 흐느적거렸는데 운동 후 하체 근육도 발달하면서 받쳐주는 힘이 생겨 장타가 늘고 같은 땅볼을 치더라도 힘이 있어 살아나가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했다.
노 씨는 주 2, 3회 정도 기능성 트레이닝을 하면서 체력과 근력을 키웠기 때문에 함께 야구를 하는 동료가 다 힘들어해도 힘에 부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했다. 유연성이 좋아지면서 순발력과 민첩성도 좋아졌고, 추운 날씨에도 부상 없이 거뜬하게 야구를 하는 등 야구 취미 생활에 크게 도움이 된다는 것.
노 씨는 "처음에 야구를 잘못 배워 어깨, 팔꿈치 등이 아프고 부상도 많았는데 맞춤형 트레이닝을 한 뒤 이런 문제들을 바로 잡아 재활은 물론 부상을 예방할 수도 있게 됐다"고 좋아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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