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검출된 스트론튬은 과거 핵실험 흔적?

입력 2011-12-03 19:04:55

日서 검출된 스트론튬은 과거 핵실험 흔적?

일본 수도권 요코하마(橫浜)에서 검출된 방사성 물질 스트론튬은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로 방출된 게 아니라 수십년전 미국, 소련, 중국 등이 벌인 핵무기 실험의 흔적으로 추정됐다.

도쿄신문은 3일 일본 문부과학성이나 전문가들이 요코하마에서 검출된 스트론튬에 반감기가 50일로 짧은 스트론튬 89가 섞여 있지 않고, 반감기가 약 29년인 스트론튬 90만 포함됐다는 점을 들어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와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요코하마시 고호쿠(港北)구의 아파트 옥상에 있는 진흙 퇴적물에서 1㎏당 195 베크렐(㏃)의 스트론튬 90이 처음 검출된 것은 지난 8월.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가 일어난 시점(3월)보다 5개월 후이긴 해도 스트론튬 89가 완전히 없어지기에는 짧은 기간이다.

강대국들의 대기권 핵실험은 1950∼60년대에 자주 이뤄졌고, 중국이 1980년에 마지막으로 실험했다.

일본 정부는 1950년대부터 일본 각지에서 빗물이나 먼지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의 농도를 조사했다. 스트론튬 농도는 핵실험 직후에 상승했고,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후에도 높은 수치가 기록됐다.

이후 30년이 지난 최근에도 극미량이긴 하지만 스트론튬이 계속 검출되고 있다. 2009년 조사에선 월간 누적량으로 1㎡당 최고 0.12 베크렐(㏃)이 측정된 적도 있다.

히로세 가쓰미(廣瀨勝己) 조치(上智)대 객원교수는 일본에 날아온 스트론튬이 핵실험 후 수십년간 대기 중에 떠다닌 게 아니라 일단 땅에 떨어졌다가 바람에 실려 다시 떠올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사성 물질의 이동을 추적하는 일본 기상청 기상연구소는 중국 등 동아시아 사막 지대가 스트론튬의 중간 기착지일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사막에는 중국이나 미국, 소련의 핵실험으로 방출된 스트론튬이 비교적 많이 쌓여 있는데 이 물질이 황사에 실려 일본 등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이가라시 야스히토(五十嵐康人) 기상연구소 연구실장은 "스트론튬은 봄철에 많이 검출되는 등 황사의 양과 상관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스트론튬 90은 투과성이 높은 베타(β)선을 방출한다. 칼슘과 성질이 비슷해 세슘보다 뼈에 축적되기 쉽고, 백혈병을 일으키는 등 성장기 청소년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시민단체가 지난달 요코하마에 이어 도쿄 중심가의 토양을 민간 연구기관에 의뢰해 검사한 결과 여기서도 스트론튬이 검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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